[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국내 대표 주도업종인 IT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이들 종목 비중 조절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얼마간 조정이 더 이어진다면 지금이라도 팔아야겠지만, 어느 정도 악재를 반영하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면 오히려 비중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하는 만큼 판단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 실적고점 논란에 경기둔화 우려까지..IT주 동반 급락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요 IT주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하이닉스(000660)가 6% 넘게 추락했고, LG디스플레이(034220)가 4.6% 떨어졌다.
삼성전기(009150)와 LG전자(066570), 삼성전자(005930)도 각각 5.5%, 3.3%, 1.8% 내리는 등 대부분 IT주들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가 주가 급락의 이유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이닉스와 삼성전기, LG전자 등을 줄줄이 순매도 상위 종목에 랭크시키며 이들 종목 주가를 끌어내렸다.
안 그래도 실적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던 차였다. 향후 업황 둔화에 대한 논란이 가시지 않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주가는 크게 부진했다.
여기에 밤사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둔화를 이유로 양적완화 재개 방침을 선언하면서 하반기 영업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선진국 경기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고, 주가는 속절없이 급락세를 탔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나타나는 IT주의 급락은 단순한 실적 고점 논란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불확실한 경기에 대해 우려가 커지면서 낙폭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당분간 약세 불가피" vs "단기 지지권 진입"
전기전자업종이 유가증권시장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량. 이들이 부진하면 전체 지수도 그만큼 힘이 달릴 수밖에 없다. 이들 종목의 급락이 예사롭게 여겨지지 않는 이유다.
다만 지금이라도 IT주 비중을 줄여 하반기 업황 부진에 대비해야 할지 아니면 최근 조정을 오히려 비중확대 기회로 삼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실적 부진과 경기 둔화 우려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볼 수 있는지와 맞물리는 문제다.
박정우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IT는 글로벌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이라며 "선진국 경기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도 한동안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시아 쪽의 경기 사이클이 먼저 돌아서고 있다"며 "소재나 산업재 등 중국 관련주를 대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둔화 우려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빠졌다"며 "이미 우려가 상당히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주가가 어느 정도 지지권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추가로 매도하기보다는 매수 타이밍을 노려볼 만 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