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민재용기자] 기아자동차의 질주가 무섭다.
지난해 내수 점유율이 불과 22.6%였던 기아차(000270)가 올들어 꾸준히 점유율을 늘리더니 급기야 30%대의 벽을 돌파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달 `뉴모닝`과 `로체 이노베이션`, `포르테` 등의 신차효과에 힙입어 내수점유율 31%를 달성했다. 지난 2000년 12월 이후 약 8년만이다.
게다가 지난달 출시된 신개념 크로스오버차량 `쏘울`도 이달부터 본격 판매될 예정이어서 기아차의 거센 질주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 기아차 인기몰이, 그 비결은?
지난 9월 한달간 모닝의 판매대수는 4300대, 로체 이노베이션의 판매대수는 3904대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22일 출시된 쏘울도 영업일수 7일만에 2379대가 계약돼 기아차의 르네상스를 주도했다.
특히 포르테는 기아차의 준중형 월평균 판매대수(1300대)의 세배가 넘는 4036대를 판매, 기아차 판매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같은 기아차의 `화려한` 부활은 정의선 사장과 그의 `디자인 경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지난 2005년 2월 기아차 사장에 오른 정의선 사장은 이듬해인 2006년 `디자인경영`을 통해 현대차와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러를 영입, `호랑이 코와 입의 형상화` `직선의 단순화` 등 `슈라이어 라인`이라는 기아차만의 독특한 색깔을 창출해내며 다른 완성차 업체와 디자인을 차별화 하는데 성공했다.
이와함께 `럭셔리 준중형` `신개념 크로스오버차량` 등 감각적인 카피와 적극적인 마케팅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발하는데 한몫했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은 "쎄라토 등 예전의 모델들도 차 자체는 좋았지만 전략적인 마케팅 부재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로체 이노베이션과 포르테 등의 선전에는 효과적인 마케팅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 `30% 점유율` 얼마나 이어갈까
국내 최대 메이커인 현대차를 비롯 GM대우, 르노삼성 등도 기아차의 약진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기아차의 고강도 도전에 맞서 편의사양을 대폭 강화한 `아반떼`와 `i30` 신모델을 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준중형 시장에서의 수위자리를 쉽게 내주지는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GM대우도 이번달 말쯤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라세티 후속 모델인 `J300`(프로젝트명)을 내놓을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께 르노의 `메간`을 토대로 한 SM3 후속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쟁사들의 적극적인 견제에도 불구하고 기아차가 상당기간 30%의 내수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센터장은 "이달에는 쏘울도 본격 판매될 예정이어서 기아차의 30% 이상 내수 점유율은 적어도 향후 1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쏘나타와 투싼 후속모델, GM대우의 J300 출시가 기아차의 시장 점유율 유지에 중요한 변수"라면서도 "현재의 판매 증가세로 봐서는 최소한 6개월은 30%의 시장 점유율은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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