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법원 경매시장에서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인기는 주춤한 반면 저가 물건에는 입찰자가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은 이달 강남구 등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서울지역 14개구의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법원 경매 낙찰가율이 79.93%로 지난달 92.70% 대비 12.77%포인트 하락했다고 18일 밝혔다.
낙찰률은 지난달 35.21%에서 이달 29.63%로, 입찰경쟁률은 7.91대 1에서 5.38대 1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투기지역내 6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 대출금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담보대출이 축소되기 전인 지난달 경매에 부쳐진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 46평형(감정가 10억6000만원)의 경우 12명이 치열한 입찰경쟁을 벌여 17억778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14.7%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서울 동부지법에서 첫 입찰이 진행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64평형(감정가 16억원)에는 단 1명만 입찰해 17억112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07%.
평소 인기가 많은 단지인데다 현재 호가가 20억~21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가 급속히 이탈했다는 평가다.
반면 저가 아파트에는 입찰자가 몰리고 있다.
17일 최저가 1억8400만원에 입찰한 하남시 창우동 꿈동산 신안 아파트 32평형은 총 36명이 경합을 벌여 감정가(2억3000만원)의 100%가 넘는 2억410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날 입찰한 경기도 광주시 탄벌동 동보아파트 32평형도 최저가 1억1600만원(감정가 1억4500만원)에 26명이 몰려 1억4312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디지털태인 이영진 부장은 "앞으로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입찰하려는 가수요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하지만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매물이 많지않고, 장기대출 등 DTI를 피해갈 방법도 있어 집값 움직임에 따라 또다시 과열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