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제공]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저녁 열린우리당 신·구 지도부 19명을 초청해 만찬을 갖는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열린우리당 입당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어제 저녁부터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주 개각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청와대측의 입장이 표명될 것으로 보인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신기남 의장 등 상임중앙위원 6명(이부영 김정길 이미경 김혁규 한명숙)과 정동영 전 의장을 포함한 7명, 전·현직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김근태 천정배 정세균 홍재형) 4명, 당 최고고문(김원기), 정치특보(문희상), 4선 및 5선 의원(김덕규 이해찬 임채정 장영달 이용희) 5명, 김부겸 비서실장을 포함해 19명이 초청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해찬·임채정 의원은 해외 체류중이어서 불참키로 했다. 청와대측에서는 김우식 비서실장과 박봉흠 정책실장 그리고 이병완 홍보수석이 배석한다.
우선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열린우리당 입당 의사를 공개 표명하고 이미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고건 총리의 후임으로 김혁규 전 경남지사를 지명할 의사를 피력하고 당쪽에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을 독대한 정동영 전 당의장은 17일 마지막으로 당 상임중앙위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여론조사에서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임명에 대해 찬성이 50%, 반대는 30% 정도이던데 이 정도면 괜찮은 것 아니냐"고 김 전 지사를 띄우는 발언을 해 당·청 간의 교감설을 뒷받침했다.
김 전 지사의 총리 기용은 6·5 재보선과 17대 개원을 앞두고 공히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고 있는 여야 관계의 첫 시험대란 점에서 노 대통령이 어떤 언급을 할지, 또 국민과 야당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심이다.
또 청와대 회동에서 노 대통령은 내주께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이는 개각과 관련, 그 폭과 당내 주요 입각 대상자의 거취에 관해 의중을 비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히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전 원내대표의 입각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가 정가의 관심사이다.
정 전 의장과 김 전 원내대표는 현재 교체가 확실시되는 통일부장관직을 놓고 막후 경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에는 `김근태 통일장관`이 거의 확정적이었으나 최근 `정동영 통일부장관, 김근태 문광부장관`으로 정리되는 것 아니냐는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주목된다.
정동영 전 의장측에서는 당초 부총리 승격이 예상되는 과학기술부장관이나 IT 이미지에 맞는 정통부장관을 맡기를 희망했으나 해당 부처에서 `우리 부처가 대권 수업용이냐`는 반발 기류도 있어 통일부장관 입각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여권 내에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두 사람 중 누가 통일장관을 맡느냐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기선 잡기"로 보는 시각이 많아 노 대통령으로선 여간 부담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노 대통령의 입당 이후 당에서의 지위-역할 문제는 이미 지난 15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수평적 당·정·청 관계로 정리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저는 이제 새로운 정치를 앞서서 이끌어갈 위치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당이 주도하는 정치개혁을 뒤에서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상징적인 수석당원 역할만 하고 공천과 인사 및 국회 운영에 일절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노 대통령은 "정치 개혁은 17대 국회에 맡기고 나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정치 개혁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청와대 조직개편에서 정무수석직도 폐지되었다.
이밖에도 회동에서는 주한미군 재배치와 고유가, 증시폭락 등 국정 현안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개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일단 민생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것이 최대 당면 현안이라고 보고 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당정협의 활성화를 통해 "고품질 정책"을 양산함으로써 "정책 정치"를 실현하는 데 당 지도부가 진력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한편 노 대통령은 16대 국회 임기 종료일인 오는 29일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특강을 하면서 당선자들과 스킨십을 갖고 집권2기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