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최근 SK텔레콤에서 아이폰 통화녹음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아 화제인데요. 이 앱의 원리는 무엇인가요? 원래 아이폰 방침이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아예 통화를 녹음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압니다. 이런 앱이 아이폰 내부 정책에는 걸리지 않는지, 또 다른 앱과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해외 로밍을 가서도 해당 앱을 사용해 통화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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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이폰 통화녹음이 가능한 SK텔레콤의 ‘에이닷(A.)’은 음성 통화를 데이터(패킷) 방식으로 전환하는 HD 보이스 또는 VoLTE (Voice over LTE)라 불리는 기술을 사용해 가능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음성통화를 패킷으로 바꿔 보내고 저장
우선 원리입니다.
SK텔레콤 가입자는 10월 24일부터 에이닷 아이폰 버전 업데이트로 앱 하단의 AI 전화 메뉴를 통해 녹음 기능을 이용할 수 있죠. 그런데 단말기 제한이 있습니다. 바로 ‘HD 보이스’ 통화가 가능해야 하죠.
HD 보이스란 LTE 망을 사용한 통화기능을 의미합니다. 2014년이후 출시된 4G 단말기 대부분에 이 기능이 있습니다. 이전에는 데이터는 LTE망으로, 음성통화는 3G망으로 했는데, LTE망으로 음성통화도 가능해지면서 더 깨끗한 음질의 통화가 가능해졌다고 해서 HD 보이스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아이폰 통화녹음에서 눈여겨 볼 것은 음질이 아니라, 음성통화를 서킷(Circuit)이 아닌 패킷(Packet)으로 바꿔 정보를 보낸다는 데 있습니다. LTE망으로 음성신호를 보내면서(VoLTE) 마치 인터넷전화(VoIP)처럼 패킷 음성통화 방식으로 바꿔 통화 내용을 이용자 단말기에 데이터로 저장해주는 것이죠.
애플이 단말기 상에서 곧장 통화(음성 신호)를 녹음하지 못하게 막아 놓아 통신기술로 대안을 만든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 어려운 기술은 아니지만, 수천 만 가입자를 가진 통신사들이 뛰어들려면 서비스 안정성이 중요해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개발에 나선다고 해도 당장 도입하긴 어렵다고 합니다.
통화녹음 앱 막지 않은 애플..무료에 안심할 수 있는 ‘에이닷’
두번 째는 애플의 정책에 위배되지는 않는지, 다른 앱과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하는 점입니다.
일단, 애플 아이폰은 통화녹음 기능이 없습니다. 애플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11개 주에서 ‘상대방 동의 없는 통화 녹음’을 불법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별도 앱을 통한 통화녹음을 아예 막은 건 아닙니다. ‘스위치’ 등 앱을 활용한 아이폰 녹음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었죠.
그러나 대부분 유료인데다 서드파티(Third Party·다른 회사 제품에 이용되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회사)가 개발한 게 많아 활성화되기 어려웠습니다. 애플이 인증한 통화녹음 앱이 없어, 이용 시 결제나 보안에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죠.
그런데 ‘에이닷’은 무료인데다 대한민국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이 보장해 안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SK텔레콤도 애플 입장에선 좀 큰 서드파티라고 볼 수도 있지만요. 이런 이유로 SK텔레콤의 에이닷은 내놓기가 무섭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상당기간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해외선 불가능…SKT, 자동 통역 서비스 준비중
마지막으로 해외에서는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외국에선 현지 통신사의 네트워크를 통해 통화가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SK텔레콤은 통화녹음과 재생, 텍스트 요약에 이어 통화자간 자동 통역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에이닷 통화녹음은 중간에 mVoIP(모바일인터넷전화)로 전환하는 등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데 필요한가, 과금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라고 생각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이폰을 쓰는 고객의 니즈가 커서 도입하게 됐다. AI 기술을 활용한 통화 요약에 이어 전화 수신자와 발신자간 자동 통역 서비스도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