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여름휴가철 해외여행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유행 중인 뎅기열 국내유입 위험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검역단계에서 뎅기열 선제검사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30일 밝혔다.
뎅기열은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질환으로 발열,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발진 등 비특이적 증상을 보인다. 전체환자 중 약 5%는 중증 뎅기 감염증(뎅기출혈열 또는 뎅기쇼크증후군)으로 진행될 수 있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약 20%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전세계 뎅기열 발생은 최근 20년간 10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8일 기준으로 전세계적으로 216만2214명 발생했고 974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까지 국내 자체발생은 없으나 뎅기열을 매개하는 흰줄숲모기가 국내 전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 해외유입으로 인한 환자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토착화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2014년 도쿄 요요기 공원에서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162명이 모기에 물린 후 뎅기열 집단발생(outbreak)해 환자 및 매개체 집중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국내 뎅기열 환자는 코로나19 이전 연평균 200명 내외로 지속 발생했다. 대부분 필리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방문 후 감염됐다. 24일 기준 뎅기열 환자는 55명으로 전년 동기간(10명) 대비 5.5배 증가했다.
질병청은 지난해 검역단계 뎅기열 환자 능동감시를 수행해 부산·김해공항검역소에서 발열 등 뎅기열 감염이 우려되는 입국자 110명 중 확진환자 3명을 조기에 발견하는 성과를 얻었다.
질병청은 내달 1일부터 뎅기열 능동감시를 13개 공·항만 검역(지)소로 확대 시행한다. △인천공항 △김해공항 △청주공항 △무안공항 △대구공항 △부산, 평택, 군산, 목포, 여수, 포항, 울산, 마산 항만 검역소 등이 대상이다. 해당 공·항만으로 입국하는 내국인 중 발열, 모기 물림 등 뎅기열 감염 의심 시 신속진단검사를 무료로 실시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여행 전 뎅기열 예방수칙을 숙지하고, 여행 후 뎅기열 감염이 의심된다면 검역소에서 신속진단검사를 받아달라”며 “뎅기열 신속진단검사는 간이 키트 검사이므로 양성자는 검역소에서 발급받은 양성확인서를 지참하고 가까운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확인진단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