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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는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에서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어 시신을 훼손한 뒤 바다와 쓰레기 처리시설 등에 버린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어 고씨는 같은해 3월 2일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등 위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 얼굴이 침대에 파묻히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았다.
1심과 2심은 전 남편에 대한 계획적 살인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고유정은 재판에서 “강 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해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을 뿐 범행을 계획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성폭행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 고씨가 강씨 사망 전 수면제와 흉기를 구입한 점 등을 들어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고씨가 범행 전 ‘혈흔 지우는 법’ 등을 인터넷에 검색한 점도 참작했다.
다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면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붓아들이 고유정 고의에 의한 압박행위가 아닌 함께 잠을 자던 아버지에 의해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검찰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도 고씨가 전 남편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전 남편인 피해자를 면접교섭권을 빌미로 유인, 졸피뎀을 먹여 살해하고 시신을 손괴·은닉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다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고유정과 검찰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고유정이 전 남편 강 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손괴·은닉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를, 의붓아들을 질식시켜 살해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