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욱 농심회장 "처자식 빼고 다 바꾸자"

오상용 기자I 2008.05.09 17:10:20

"식품업계의 삼성 되겠다"
"14개 프로세스 대대적인 혁신"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삼성의 `경영혁신 전도사`였던 손욱 농심(004370) 회장이 `식품업계의 삼성전자`를 표방하며 "처자식만 빼고 다 바꾼다는 심정으로 대대적인 혁신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 손욱 농심 회장
9일 삼성경제연구소의 경영자 대상 사이트인 SERICEO와의 인터뷰에서 손 회장(사진 왼쪽)은 "농심의 14개 사업 프로세스를 모두 바꾸는 일종의 빅뱅, 대대적인 혁신을 단행해 일하는 방법을 모두 다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미 지난해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선진화)을 도입해 1단계 작업을 마무리했고, 올해는 2단계인 `실행`에 들어간다"면서 "오는 10월에는 선진수준의 전사적자원관리(ERP)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 14개 프로세스가 모두 바뀌는 것"이라며 "삼성이 처자식을 빼고 다 바꾸자고 했는데, 이를 벤치마킹해 농심도 `식품업계의 삼성`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의 기호가 10인1색에서 1인1색, 나아가 1인10색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식품업체도 여기에 맞춰 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생쥐 머리 새우깡 파문과 관련, 그는 자성과 함께 180도 달라진 농심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손 회장은 "지금까지 40년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농심은 그 속에 안주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상이 변하고 고객이 변하는 것에 둔감한 채 자만에 빠져 있어 그 같은 문제가 생겼다"면서 "다 바꿔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내부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또 평소 지론인 `계영배(戒盈杯)론`을 통해 고객과 시장 앞에 머리 숙이는 겸손한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계영배는 잔에 술이 7할 이상 차면 술이 사라지는 술잔.

손 회장은 "계영배는 욕심이 넘쳐서는 이룰 수 없다는 교훈을 준다"면서 "기업입장에서는 고객을 만족시킨다고 자만하는 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고객에 비해 모자란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고객을 만족시켜 나가겠다"면서 "식품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농심의 노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역설했다.

삼성전자 기획조정실장과 삼성전관 대표이사, 삼성인력개발원 사장 등을 지낸 손 회장은 삼성 재직 시절 경영혁신의 전도사로 불렸다. 지난 3월14일 식품업계의 관심속에 농심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던 손 회장은 취임 나흘만에 생쥐머리 새우깡 파문으로 대국민 사과성명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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