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퇴출 정책, 또 찻잔속의 태풍

안재만 기자I 2008.04.01 14:46:00
[이데일리 안재만기자] 증권선물거래소가 9개 종목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상장폐지 규모가 당초 예상치를 크게 밑돌아 거래소의 부실종목 퇴출 정책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총 9개사의 퇴출이 확정됐다.

상장폐지가 확정된 기업은 청람디지탈(035270), 플래닛82(057330), 모델라인(064720), 퓨쳐비젼(042570), UC아이콜스(065810), 엔토리노(032590), 한텔(041940), 시큐리티KOR(066330), 우영(012460) 등이다.

이 가운데 최종부도로 상장폐지되는 우영을 제외하면 실제로 감사로 인해 퇴출이 확정된 기업은 8개사. 당초 40개 이상이 퇴출될 것이라 했던 거래소의 공언과는 크게 엇갈리는 규모다.

지난해 같은 시기엔 12월결산법인 가운데 10개사가 퇴출된 바 있다.

거래소가 올 시즌 상당수의 기업이 퇴출될 것으로 자신했던 이유는 `3사업연도 연속 50% 초과 법인세전계속사업손실`이 지난 2005년 처음으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이 규정이 다른 규정과 달리 12월말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빠져나갈 방법이 별로 없을 것이란 입장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계속사업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었던 기업은 31개사에 달한다. 이들은 올해 역시 대규모로 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하면 상장폐지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거래소는 대다수 부실기업을 솎아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해왔다.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작년말 간담회에서 "40여개사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장사가 기업 분할, 대규모 유상증자, 자회사 합병 등의 방법으로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계속사업손실을 줄여 이 규정을 비껴갔다.

물론 상장폐지기업이 9개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마이크로닉스(001190), SY(004530), 세안(002540) 등 3개사와 코스닥시장의 13개사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의 기업이 이의신청, 재감사 요청 등의 방법으로 회생을 자신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몇개의 상장사가 퇴출될 지는 알 수 없다"며 "재감사와 관련한 부분은 기업과 외부감사인에 달려 있기 때문에 거래소가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비록 그렇다곤 해도 지난해보다는 많은 수의 퇴출기업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버리소스(020070)삼협글로벌(014420), 조이토토(044370)가 거래소측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황이며 한텔(041940)세안(002540)은 재감사를 요청했다. 또 프로제 등 5개사는 10일까지 사유해소를 입증하는 확인서를 제출하면 퇴출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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