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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외노자, 해외송금액 올 상반기 4.8조원…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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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5.08.21 07:49:01

상반기 송금액 5068억엔…전년대비 38% 증가
통상 하반기 더 많아…올해 첫 1조엔 돌파 전망
"앞으로 더 늘것"…불법 송금·외환시장 파급 우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 규모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저출산·고령화 및 이에 따른 노동력 부족으로 외국인 근로자에 크게 의존하는 일본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드러내는 동시에, 외환시장과 금융질서에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AFP)


2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일본 재무성 국제수지 통계를 인용해 올해 1~6월 외국인 근로자의 해외 송금액이 5068억엔(약 4조 805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처음으로 5000억엔을 넘어선 것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연간 송금액이 처음으로 1조엔을 돌파할 가능성도 커졌다. 일본은 통상 연말 보너스 지급과 장기 휴가가 집중되는 하반기에 송금액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서다. 지난해 송금액은 8475억엔(약 8조 362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는 외국인 노동자의 급격한 증가와 맞물려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집계에 따르면 작년 10월 기준 외국인 노동자 수는 230만명으로 1년 전보다 12%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세 배에 달하는 규모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57만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론 중국(홍콩·마카오 포함) 40만명, 필리핀 24만명 등의 순이었다.

송금액도 국적 분포와 유사하다. 지난해 본국 송금 1위는 베트남으로 3262억엔(약 3조 931억원)에 달했으며, 인도네시아가 1021억엔(약 9681억원)으로 2위, 필리핀이 902억엔(약 8553억원)으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경제 성장과 인구 구조에 따라 일본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주요 수혜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해외 송금은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해외 송금 규모는 5178억달러(약 723조 6255억원)로, 20년 전보다 세 배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984억달러(약 137조 5140억원)로 압도적인 1위, 사우디아라비아가 466억달러(약 65조 1235억원)로 뒤를 이었다. 일본은 25위에 머물렀다.

일본 정부는 장기적으로 외국인 노동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협력기구(JICA)가 2022년 내놓은 추정치는 2040년까지 목표 경제성장을 이루려면 외국인 노동자가 674만 명까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해외 송금액 급증을 놓고 일본 내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불법 송금 문제다. 원칙적으로 등록 사업자만 국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나, 외국인들이 환율 우대나 수수료 절감을 이유로 ‘지하송금’이라 불리는 무허가 송금업자나 지인을 통해 비공식 경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자금결제업협회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1270명 중 2%가 주된 송금 수단으로 이러한 불법 경로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환율 조건이 유리하다”(52%)였으며, 대부분은 “일본에 와서 지인에게 정보를 들었다”(89%)고 답했다. 이는 자칫 자금세탁(머니론더링) 등 금융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다음으론 외환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본국에 돈을 보낼 때는 엔화를 현지 통화로 바꿔야 한다. 송금 규모 증가가 곧 엔화 매도 확대를 의미한다.

올해 상반기 일본으로 유입된 역(逆)송금은 3031억엔(약 2조 8741억원)으로 전년대비 10% 감소했다. 해외 송금에서 이를 뺀 순수 엔화 매도 규모는 2037억엔(약 1조 9315억원)에 달했다. 이는 통계상 비교가 가능한 1996년 이후 반기 기준 최대 규모다.

아직 전 세계 외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엔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제도권 밖의 불법 송금 통로를 차단하고, 국제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닛케이는 “외국인 노동자 증가는 일본 경제·사회에 필수적 기반이 돼가고 있지만, 급증하는 본국 송금은 금융 안정과 환율 움직임, 국제 자금 관리 차원에서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기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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