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이란 정상 "반군 맞서 시리아 정부 지지" 약속

김윤지 기자I 2024.12.03 10:14:52

러·이란 통화 "시리아, 무조건 지지"
반군 점령지 공습에 민병대 투입 준비
NYT "얼마나 지원 가능할지는 불분명"
44명 민간인 사망…피란민 5만명 발생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2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군사적·외교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2일(현지시간) 시리아 난민들이 짐을 실은 차량을 몰고 반군이 점령한 알레포 지역을 벗어나고 있다.(사진=AFP)
이날 크렘린궁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시리아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표명하면서 반군의 공격을 “테러리스트 그룹과 갱단의 대규모 공격”이라고 칭했다.

같은날 이란 외부무 대변인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전날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직접 만나 “테러리스트가 초래하는 위협”에 맞서는 시리아 정부에 대한 이란의 지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북서부에 기반을 둔 이슬람 무장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은 튀르키예 지원을 받는 반정부 소규모 무장조직이 합세해 지난달 27일 대규모 공세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시리아 최대 도시 알레포 대부분을 장악하고 서부 하마 지역까지 진격했다.

이에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는 이날 반군 세력이 장악한 알레포, 이들리브, 하마 곳곳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공습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전했다.

이란도 움직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 수천 명이 이미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을 따라 주둔하고 있으며, 반군의 공세가 확대될 경우 시리아 정부를 돕기 위해 더 많은 병력이 투입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NYT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은 중동 갈등 등으로 인해 시리아 정부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많은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NYT는 “러시아와 이란 모두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지상군을 파병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면서 “반군이 며칠 만에 광범위한 지역을 점령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동맹 관계의 약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날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은 민간인 보호와 분쟁의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이날 유엔 인도적업무조정실(OCHA)은 상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26일부터 시리아 북서부에서 내전이 격화한 이후 이달 1일까지 최소 44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지고 최소 16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5만명 가까운 피란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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