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국면 맞은 보루네오가구 경영권 분쟁

유근일 기자I 2016.03.15 11:13:51

인천지법, 중립적 대표 직무대리인 선임
29일 열리는 정기주총 이후 본격적인 표 대결 이뤄질 전망
최대주주 경영권 확보 가능성 높아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보루네오(004740)가구의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법원이 중립적 인사를 대표 직무대리인으로 선임하면서 회사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당분간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다만 기존 직원들과 경영진 간의 갈등과 각종 소송 등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문제들이 해소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보루네오에 따르면 천상현 신임 대표는 이달 중 보루네오 인천 본사로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다. 천 대표는 법무법인 황해의 변호사다. 지난 7일 인천지방법원의 결정에 따라 보루네오의 대표 직무대리인을 맡게 됐다.

법원은 최대주주인 예림입업 측이 제기한 직무직행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가한순 대표 등 기존 임원들을 선임한 주주총회 소집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대주주와 반대측 주주가 아닌 중립적 대표에게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보루네오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잠잠해질 전망이다. 법원은 오는 29일 회사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만큼 감사와 이사진을 추가로 지정해 통상적인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법원의 중재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지만 회사 내부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법원의 가한순 전 대표 직무정지 결정 이후 직원들은 비상경영위원회를 발족해 경영진의 퇴진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두형 보루네오 비상경영위원장은 “현 경영진은 자금난을 이유로 협력업체 물품대금, 연차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기존 경영진에게 경영을 맡길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법원이 중립적 대표이사를 내세운 만큼 등기 이사로 등록되지 않은 수석 부사장 등 미등기 임원들도 모두 자리를 내려 놓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은 반대측 주주들이 임명한 박대수 부사장이 맡고 있다. 박 부사장은 반대측 주주들이 임명한 미등기 임원이라는 것이 직원들의 주장이다.

기존 경영진은 “노조의 비상경영위원회는 회사가 허가한 단체가 아니며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무분별한 농성으로 회사 업무에 지장을 주고 있다”며 “부사장 등 기존 경영진의 퇴진 요구도 아직 법적인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만큼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런 대립 구도는 앞으로 열릴 정기 주총에서 양측이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는 반대측 주주들이 제시한 신규 임원 임명 안건이 주요 의결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직원들은 회사의 주인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정기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등 회사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안건들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부 갈등이 봉합되더라도 회사의 진짜 주인을 찾기 위한 싸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새 경영진은 정기 주총 이후 열릴 임시 주총에서 회사 경영진 선임을 위한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예정대로 표 대결이 이뤄질 경우 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최대주주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거래소의 상장 폐지 결정 여부도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거래소는 지난 8일 상장폐지 실질 심사를 위한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여부를 1개월 연장했다. 정기 주총 및 사업보고서 제출 등 회사의 주요 결정들이 예정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법조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법원이 임명한 대표이사 직무대리인 통상적인 업무만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주총에서 표 대결을 통해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되더라도 보루네오를 둘러싸고 각종 본안 소송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를 꾀할 수 있는 시기는 하반기야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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