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세월호 참사에 대해 사과함으로써 취임 후 네번째로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사과했다.
비록 국무위원들과의 회의에서 언급한 ‘간접 사과’지만 세월호 침몰 발생 13일 만에 이뤄진 첫 사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가족 친지 친구를 잃은 슬픔과 고통을 겪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사고로 어린 학생들의 피어보지 못한 생이 부모님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아픔일 것이라 생각한다”며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초동대응과 수습이 미흡했던 데 대해 뭐라 사죄를 드려야 그 아픔과 고통이 잠시라도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첫번째 사과는 지난해 5월 미국 순방 중에 발생한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 때였다. 박 대통령은 5월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두번째 사과는 기초연금 축소 논란에 대해 지난해 9월26일 국무회의에서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가 생겨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밝힌 것이다.
세번째 사과는 불과 2주 전인 지난 15일에 있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유감스럽게도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과 철저하지 못한 관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나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부실 인사검증으로 장·차관 낙마 사태를 불러온 데 대해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사과의 뜻을 표한 것을 포함하면 이번이 다섯번째 사과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고 재발 방지책이 마련된 뒤 기자회견 등의 형식을 통해 재차 대국민 사과를 포함한 입장 발표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후 유족들을 위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