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벤츠 유통 독과점 '횡포 논란'.."소비자까지 피해"(상)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현아 기자I 2011.10.24 16:24:21

벤츠 딜러협의회 "한성차(레이싱홍) 맘대로" 성토
레이싱홍 그룹, 딜러로서 벤츠코리아 주주 겸 이사회 멤버
벤츠 순익 90% 넘게 배당..서비스센터, 기부금은 쥐꼬리

[이데일리 김현아 정병준 기자] 독일 명차 벤츠의 국내 유통망이 심각한 독과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불공정 경쟁 논란에 휘말리는가 하면 국내 소비자들의 후생마저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벤츠의 국내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화교계 딜러가 매년 수백억의 배당금을 챙겨가면서도 기부 행위와 같은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벤츠 국내 유통망 독과점의 실태를 상,하 2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 벤츠코리아 대주주, 중국서도 불공정 행위 비판 받아

24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 딜러들은 부산시내 모처에 모여, 벤츠의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와 한성차 대주주인 레이싱홍 그룹을 성토했다. 한성차가 벤츠코리아에 대한 지배력을 이용해 맘대로 전시장 입지를 조정하고 딜러 계약을 좌지우지한다는 하소연이었다.

레이싱홍 그룹은 말레이시아 10위 기업인 합생(Hapseng) 그룹의 계열사로, 한국과 중국, 대만, 베트남의 벤츠 판매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성차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동시에 벤츠코리아 지분 49%를 보유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성차는 관계사인 한성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얼마 전 '수입차의 전당'으로 통하는 서울 서초동 일대(서초구 서초동 1429-8)를 사들였다. 인피니티를 팔던 한미모터스가 철수한 곳에 새로운 벤츠 전시장 및 서비스 센터를 세우려 한 것. 하지만 이는 더 클래스 효성의 벤츠 본사 전시장과 불과 1.3km이며 서비스 센터와는 900m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수입차 업계에선 '이격거리(autohouse)'라 해서 전후방 2km 내에는 같은 브랜드 딜러들을 입점시키지 않고 있다"면서 "여론 때문에 잠시 중단됐지만, 이미 200여 억원을 들여 부지를 매입한 만큼 재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년 전에도 한성은 효성 서비스센터와 1km 차이를 두고 방배동 본사에 서비스 센터를 오픈했다"면서 "처음엔 익스프레스 점검 장소라 했지만, 실제론 지하에 리프트 20개를 갖춘 대형 규모였다"고 비판했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한성의) 서초전시장 구입에 대해 확인중에 있다"고만 밝혔다.

현재 벤츠코리아와 계약을 맺은 딜러는 10개로 한성자동차외에 대기업 효성 계열의 더 클래스 효성, KCC의 KCC모터스, 교학사의 교학모터스 등이 있다. 하지만 한성자동차가 60% 가까운 판매를 차지하고 있다.
 
레이싱홍 그룹은 국내 벤츠 판매 뿐 아니라 중국의 메르세데스-벤츠 차이나도 비슷한 구조로 지배해 왔다. 중국 항주 한 딜러의 문제제기로 시작돼 중국 현지 언론의 독과점 및 불공정 행위 비판 보도가 잇따르자, 얼마전 독일 벤츠 본사는 사과 성명을 내고 레이싱홍에 대한 8년간의 시장보호정책을 폐지했다. 
▲ 중국에서도 레이싱홍(利星行) 그룹의 독과점 논란이 일자, 독일 벤츠 본사는 8년간의 시장보호정책을 폐지하고 벤츠와 북경기차가 투자한 베이징 벤츠 중심의 새로운 유통정책을 마련키로 했다. 사진캡처는 현지 언론 보도 내용.

◇ 레이싱홍 그룹, 1백억 배당금에 기부는 고작... 

업계에서의 논란을 벤츠 딜러간의 '이전투구'로만 보긴 어렵다. 수입차 10만 시대에 접어든 요즘, 유통망에 불공정 행위가 많다면 이는 곧 수입차 가격 상승과 서비스 부실로 이어져 국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벤츠가 진출한 국가 중 레이싱홍이 개입돼 있는 우리나라와 중국 등에서만 유독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벤츠코리아는 작년 우리나라에서 매출 1조1265억원, 235억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중 90.17%인 212억원을 배당했다. 지분율에 따라 독일 다임러AG와 레이싱홍 자회사인 스타오토홀딩스의 100% 지분을 가진 홍콩의 Great Worth Holdings Limited로 각각 108억원, 103억원이 흘러들었다.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가 순익의 90%를 배당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반면,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기부액은 3056만원에 그쳤다.
 
게다가 벤츠코리아의 국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수는 각각 24개에 불과하다. 레이싱홍 그룹이 지분투자 하지 않은 벤츠 일본 법인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수와는 대조적이다. 벤츠 재팬의 경우 올해 초 현재 전시장이 204개, 서비스센터가 225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벤츠 한 딜러는 "벤츠코리아는 1년에 2만대, 벤츠 재팬은 1년에 3만~3만 5000대 정도 파는데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수는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면서 "이는 레이싱홍 그룹이 한국시장에서 돈버는 데만 열중할 뿐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