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發 집값 후폭풍 오나

박성호 기자I 2009.08.31 14:47:50

주택담보대출 급증·전세난·저금리 상황 지속
보금자리 보상금으로 인한 유동성 증가가 `뇌관`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판교發 집값 상승을 불러왔던 2006년과 같은 집값 급등 양상이 올해도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06년의 경우 판교신도시 은평뉴타운 고가분양에 따른 기대감이 집값급등의 뇌관으로 작용했다면 올해는 보금자리지구 보상금에 따른 유동성 증가가 불안요인으로 지목된다.

◇ 판교발 집값급등 재연되나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시장 상황이 지난 2006년과 여러모로 비슷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선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2006년 주택담보대출은 그해 4월 3조원을 넘어섰다가 주택경기가 꺾이면서 8월에는 1조3200억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8월 하순부터 전셋값과 집값이 오르면서 9월에는 2조59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10월에도 2조7400억원이 풀렸다.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2월부터 월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매달 3조원을 넘었다. 2006년 월평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2조5000억원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8월의 경우 순수 증가액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세시장 상황도 지난 2006년과 비슷하다. 2006년 당시 중소형아파트 밀집지역인 노원구 매매가와 전셋값의 차이는 2000만~3000만원 정도까지 좁혀질 정도로 전셋값 상승이 거셌다. 올해 역시 강남권에서 시작된 전셋값 급등 양상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게 되면 전세난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

◇ 보금자리 토지보상금 `뇌관` 

하지만 다른점도 있다. 특히 집값 상승의 추진동력이 2006년과 올해는 명확하게 다르다. 2006년은 고분양가가 집값을 자극했다. 은평뉴타운이 서울 강북일대를, 파주운정이 파주와 일산 집값을 자극했으며 판교신도시는 분당과 강남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2009년의 보금자리주택 확대 방침이 직접 집값 상승을 이끌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인근 시세보다 최대 50%까지 분양가를 낮춰 공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시세보다 훨씬 싸게 분양된다면 고분양가로 인해 인근 지역이 상승하는 2006년 상황이 재연될 여지는 많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강남권은 덜하겠지만 보금자리주택 건설로 설치되는 기반시설 등의 후광효과로 인해 인근 지역 집값 상승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 확대로 풀릴 막대한 토지보상금은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 증가로 이어져 집값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어느때 보다 낮은 금리로 인해 시장에 풀린 자금이 많은 현 상황에서 2조7000억원을 상회할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의 토지보상금은 향후 집값 상승의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들어 강남권 뿐만 아니라 경기 남부지역의 집값마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 풀린 토지보상금이 다른 지역의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간다면 집값 상승은 더욱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그린벨트 해제지역과 인근지역, 인기지역은 보금자리주택 건설로 풀린 보상금이 향후 집값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현재까지의 집값 상승이 유동성 과잉으로 초래됐지만 정부가 유동성 회수정책을 쉽사리 쓸 수도 없는 게 현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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