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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600 붕괴..지수·시총 모두 올 최저(마감)

손희동 기자I 2008.03.17 15:39:16

코스피 지수 지난해 5월4일 이후 최저
시가총액 800조 하회
베어스턴스 유동성 위기, 환율급등 등 불안 요소 점증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17일 코스피 지수가 올 들어 종가기준으로 최저점을 찍으면서 한 주를 시작했다.

예고된 하락이었다. 지난 주말 미국 5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로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국내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 모두 패닉상태에 빠졌다.

신용경색 위기가 공포감으로 극대화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는 한층 수위를 높이며 진행됐다. JP모간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키로 결정했지만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30원 가까이 폭등하며 장중 끊임없이 1030원대 돌파를 시도했던 환율도 시장으로서는 압박으로 다가왔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결국 31.60원 오른 1029.60원에 마감했다.

오후 들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125bp라는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할 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시장은 조금씩 기대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베어스턴스를 인수한 JP모간 측이 추가손실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알려왔고, 이에 맞장구라도 치듯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베어스턴스의 신용등급을 올릴 수도 있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투자심리가 조금씩 안정을 찾으면서 낙폭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동반 하락했던 인근 아시아 지역 증시들도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오전 한때 1537.53까지 가라앉았던 코스피 지수는 장중 저점에서 37포인트 가량 만회한 1574.44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25.82포인트(1.61%)하락한 수준에서 하락세는 멈춰섰다. 

오후 들어 낙폭축소에 안간힘을 쓰긴 했지만 오늘 종가는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1월30일의 1589.06보다 낮은 수치다. 지난해 5월4일 1567.74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

시가총액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거래소 종목의 시가총액은 792조7235억원으로 800조원을 하회, 지난해 5월18일 792조894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해외발 악재에 외국인이 6387억원을 순매도하며 비중 축소에 안간힘을 썼다. 개인이 992억원, 기관이 4656억원을 순매수 하면서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떨어지는 주가를 잡을 수는 없었다.

신용위기 악재에 금융주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날 보험주는 5.34%, 은행주는 3.66% 밀리는 등 금융주 하락률은 3.01%에 달했다.

국민은행(060000)은 5.36% 떨어졌고, 우리금융(053000)도 4.17% 하락했다. 반면 막판 저가매수세가 몰렸던 신한지주는 0.95% 반등하며 마감했다.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서 대운하 공약을 넣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건설주들도 맥을 못췄다. 최근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는 등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것도 주요 이유.

건설업종 지수가 5.06% 밀린 가운데, 삼부토건(001470)과 한신공영 등 중견 토목건설사는 물론 현대산업과 경남기업, GS건설(006360) 등 대형 건설사들도 소나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환율급등으로 인한 원자재 부담의 타격이 큰 철강금속과 조선, 기계 등 기존 주도주들의 부진이 지수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됐다.

포스코(005490)는 1.1%, 현대중공업(009540)은 4.63%, 두산중공업 역시 4% 넘게 빠지면서 하락장을 주도했다. 고유가 부담에 해운 물류 업종도 부진했다.

반면, 약달러 및 엔화강세의 수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등 수출 관련주들은 오늘도 질주를 이어갔다.

오늘 하루 하한가 한 종목을 포함, 내린 종목은 666개에 달했으며, 상한가 2개 포함, 오른 종목은 145개에 불과했다. 보합은 58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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