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막바지 바이든 행정부 "AI칩 수출 제한 전 세계로 확대"

이소현 기자I 2025.01.09 09:25:06

블룸버그 "이르면 오는 10일 발표" 보도
국가·기업별 3개 등급 나눠 AI칩 수출통제
"동맹은 제한 없이 구매…적대국은 금지"
엔비디아 "美 기술 리더십 위협" 반대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임기 종료 직전인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동맹국에만 제한 없이 수출하고 나머지 국가에는 구매할 수 있는 양을 한정하는 새로운 수출통제 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경례를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이 생산하는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추가로 제한하는 규제를 오는 10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첨단 기술이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적대 국가에 유출되는 것을 막고, AI 기술 개발을 우방국에 집중시키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최종 단계 노력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AI 개발이 우방국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세계 기업들이 미국의 기준을 따르도록 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AI 반도체의 판매를 국가 및 기업 단위로 제한하려고 한다.

이는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시기에 반도체 수출통제를 세계 대부분으로 확대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들을 3개 등급으로 나눠 수출을 제한할 계획이다.

우선 미국의 핵심 동맹국으로 구성된 최상위층은 미국산 반도체를 지금처럼 제한 없이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적대국들은 미국산 반도체 수입이 사실상 차단된다.

나머지 세계 대부분 국가는 수입할 수 있는 총 컴퓨팅 성능에 상한이 설정된다. 이 마지막 등급에 속한 국가들은 미국 정부가 제시한 보안 요건과 인권 기준을 충족하면 국가별 상한보다 훨씬 많은 양의 반도체를 수입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조치를 위해 미국 정부는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인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규정을 활용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 AI를 안전한 환경에서 개발하고 사용하는 신뢰할 수 있는 국가·기업 그룹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23년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면서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중국 현지 공장에는 예외를 허용할 때도 VEU 규정을 활용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여러 건의 규제를 통해 엔비디아와 AMD 같은 미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과 러시아에 수출하는 반도체를 통제해왔다.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중개자를 통해 적대국이 미국의 첨단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노력해왔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진 후 엔비디아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1% 이상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블룸버그에 보낸 성명에서 “세계 대부분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규칙은 중대한 정책 전환이 될 것”이라며 “(AI 반도체) 남용 위험을 줄이지는 못하면서도 경제 성장과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위협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는 “이미 전 세계 데이터센터와 기업들이 AI 기술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를 촉진하고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할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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