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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중국 70개 주요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0.29% 하락했다고 15일 발표했다. 7월 처음으로 내림세로 전환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이다. 하락 폭은 전달(-0.23%)보다도 더 커졌다. 지역별로 봐도 70곳 중 52곳에서 가격이 내렸다. 중국 4대 도시(베이징·상하이·광둥·선전) 가운데선 상하이(0.1%)를 제외한 세 곳에서 집값이 일제히 빠졌다.
재고주택 가격 낙폭은 더 커서 한 달 새 0.48%가 내렸다.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특히 중소도시일수록 집값이 하락 폭이 컸다. 푸젠성 취안저우나 허난성 정저우 등에서 한 달 만에 집값이 0.9% 급락했다.
이번 통계는 최근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인하한 걸 시작으로 1주택자 기준 완화, 주택 전매 허용 등 부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달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 채권 이자 2250만달러(약 300억달러)를 내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빠진 걸 시작으로 부동산 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날도 부동산업계 20위권 회사인 위안양그룹(시노오션 그룹 홀딩스)이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외화 표시 채권에 대한 지급중단을 선언했다. 중국 최대 내수산업인 부동산 산업이 무너지면 중국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중국 안팎의 우려다.
루이스 루 옥스포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몇 달간 주택 판매가 순차적으로 소폭 회복될 것이라곤 보지만 경기 부양책이 부동산 부문을 궁극적으로 재부양하는 데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무디스인베스터서비스도 이번 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부동산 매매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며 도시별로 효과가 갈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직후 주택 거래가 늘어나지만 시간이 갈수록 거래가 다시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