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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산케이신문은 복수 정부관계자를 인용해, 경제산업성이 지난 7일자로 반도체의 기판 제작에 사용하는 감광제인 포토레지스트 수출 계약을 1건 허가했다고 밝혔다. 수출 허가를 받은 기업이 어딘지는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요미우리 신문은 “삼성전자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 고순도 불화수소·포토 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로 쓰이는 3개 품목에 대해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제로 바꾸는 등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전에는 한번 허가를 받으면 3년 동안 같은 수출처에 대해서는 심사가 생략되는 포괄허가제였지만, 이제부터는 수출 건건마다 개별적인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 서류도 복잡해지고 심사기간도 최대 90일까지 걸린다고 알려졌다. 이번 수출 허가는 약 한 달 만에 이뤄졌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명령 판결을 염두에 둔 보복조치로 보고 세계무역기구(WTO)에 기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한국의 수출 관리가 미흡해 안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며 이는 자국 내 수출 규정 운용상의 문제일 뿐, 금수조치는 아니라 반박해왔다.
이번 수출 허가는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는 “일본정부는 ‘심사결과 군사전용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수출은 허가한다’는 방침을 나타내고 있어 이번 수출 허가를 통해 한국이 주장하는 ‘금수조치’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일본 정부는 새로운 부적절한 사안이 판명됐을 경우에는 특별허가신청 대상의 품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정부의 리스트 규제의 품목에는 화학병기나 생화학 병기의 원료, 첨단재료나 센서, 레이저, 통신기기 등 약 240개 품목이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반적인 제품이나 기술에서도 가공하면 군사전용이 용의한 제품이나 기술에도 규제를 확대할 수 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는 전날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는 내용의 시행령을 공포했다.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1100여품목에 이르는 전략(군사전용 가능) 물자를 우리나라에 수출할 경우, 일반포괄허가 대신 건건이 개별 허가를 얻는 등 복잡한 수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일본은 이날 한국을 대상으로 개별허가 강제품목을 추가 지정하지는 않았다.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라는 전제가 붙었지만, 일본 정부는 3개 품목을 규제 대상으로 지정할 때도 어떤 사안이 발생했는지 “개별 기업에 관련된 사항”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한·일 갈등의 양상에 따라 언제든지 추가 규제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여전히 한국의 수출 관리제도를 문제 삼고 있는 만큼, 해당 물품의 수출이 원만하게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산케이는 “현재 일본정부는 미국과도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어 미국이나 유럽을 비롯한 주요 국가와의 협력하면서 안전보장의 관점에서 리스트 규제 품목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