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서비스 개시 초반부터 오류가 발생하면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계좌개설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거나 아예 접속이 안되는 경우도 속출했다.
카카오뱅크가 27일 오전 7시를 기해 정식 오픈하자 가입자들이 몰리면서 속도가 느려지고 오류가 발생해 계좌개설까지 30~40분 걸렸다는 후기가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라오고 있다. 일부는 8~10분만에 뚝딱 계좌를 개설하기도 했지만, 서비스 오픈 후 접속 폭주로 갈수록 오류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카카오뱅크 계좌개설을 시도한 문 모씨는 “신분증 확인 단계에서 오류가 나서 다시 촬영해달라는 메시지만 20번 넘게 봤다”며 “24번만에 넘어갔지만 체크카드 신청에서도 마지막 단계에서 오류가 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고 말했다. 결국 문 씨는 계좌를 개설하는데 총 45분이 걸렸다.
인터넷상에서는 “인증번호에서 오류가 나서 못 넘어가고 있다”, “8시에도 먹통이었는데 9시에 다시 실행했는데도 여전히 먹통이었다” “에러파티다” “앱에서 갑자기 튕겨져나왔다”와 같은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오류 메시지도 ‘Request Failed : bad gateway’ ‘Internal server error’ ‘HTTP 502 Proxy Error’ 등 가입자들이 뭐가 문제인지 바로 파악하기 어려운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오류로 인해 카카오톡으로 상담을 요청했는데도 상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불만도 나왔다.
아예 앱스토어에서 앱을 검색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는 평도 많다. 일부 네티즌은 ‘카카오뱅크’로 검색하면 뜨지 않아 영문 ‘Kakaobank’로 검색해야 뜨거나, 카카오톡앱에서 플러스친구 중 금융에 들어가야 찾을 수 있다는 팁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직관적이고 빨랐는데 카카오뱅크는 오류도 많이 나고 불편했다”며 “인터넷뱅크는 시스템이 관건인데 불안해보인다”고 말했다.
케이뱅크가 지난 4월3일 자정을 기해 서비스를 개시한 후 가입자가 몰리면서 영상통화를 통한 본인인증에 시간이 걸리는 등 초기 문제점이 발견되자 카카오뱅크는 시스템과 상담원 확보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오히려 케이뱅크보다 더 오류가 많다는 평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초기부터 불편함을 느끼면 다시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카카오뱅크가 풀어야할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