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파리테러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프랑스가 또다시 신음하고 있다. 이번엔 휴양지로 유명한 니스에 트럭이 덮치는 전무후무한 테러가 터졌다.
16일 (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검찰은 니스 트럭 테러의 범인인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연계돼 있다고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프랑스의 혁명 기념일(바스티유의 날)이자 공휴일 행사를 맞은 프랑스 남부 해안도시 니스에 대형 트럭이 축제를 즐기는 군중을 덮쳤다. 최소 84명이 사망하고 202명이 다쳤다. 특히 이 중 50여 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 수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테러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와 식당, 경기장 등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13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 이후 최악의 테러로 기록될 전망이다.
테러 주범인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은 이날 밤 10시 30분께 니스 산책로에 19톤짜리 화물 트레일러를 몰고 30분간 질주하며 사람을 덮쳤다. 이후 트럭에서 내린 후 경찰과 총격전을 하다 사살됐다.
IS와 연계된 인터넷 통신 아마크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IS 전사가 니스 공격을 수행했다”며 “십자군 동맹의 민간인을 겨냥하라는 IS의 요청에 대한 답이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검찰 역시 IS와의 연계성을 두고 집중 수사에 나서고 있다. 프랑수아 몰랭스 파리 검사장은 “이번 일은 테러조직의 살해 지침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모하메드 아드나니 IS대변인은 폭탄을 터뜨릴 수 없다면 차로 돌진하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부렐이 극단주의 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은 데다 프랑스 및 해외 정보기관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 만큼,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부렐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신경쇠약을 앓았으며 우울증 약을 장기복용했다. 또 라마단 기간동안 단식을 하지도 않았으며 모스크에 다니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프랑스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3개월 연장했다. 또 이날부터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즉각 각료회의를 소집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나라를 분열시키려는 유혹에 직면하고 있다”며 “국가 통합과 화합을 상기할 때”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프랑스에 지원을 약속하며 테러를 규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를 낸 니스에서 일어난 테러 공격을 비난한다”며 “독립기념일에 일어난 이번 일이 회복력과 민주주의 등 프랑스를 세계의 귀감으로 만든 가치를 새롭게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