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딸 "北 나라전체가 트루먼쇼 같아"

김유성 기자I 2013.01.21 14:55:25

에릭 슈미트 "경제발전 위해서는 세계망과 연결돼야"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북한은 나라 전체가 폐쇄된 트루먼쇼를 하는 이상한 나라다”

지난 7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딸 소피 슈미트가 20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북한 방문기를 올렸다.

영화 ‘트루먼쇼’는 주인공 트루먼이 30년 간 TV 쇼 프로그램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삶을 노출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내용을 주제로 하고 있다.

소피 슈미트는 “북한 사람의 일상이 ‘연출’로 가득차 있었다”며 “국가 전체가 트루먼쇼를 하는 것 같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적었다. 그는 “북한 사람들 자신들은 이곳에 사는 게 행운이라고 여길 정도”라며 북한 당국의 지나친 통제와 페쇄성을 지적했다.

소피는 북한 최고 명문 대학인 김일성 대학을 방문해 받았던 ‘충격’도 언급했다.

학교 내 전자 도서관 안에는 90여명의 사람들이 데스크톱 컴퓨터를 보고 있었다. 이중 마우스나 키보드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북한 김일성대학 전자도서관 전경
대부분은 컴퓨터 스크린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소피는 “어느 누구도 고개를 돌리거나 방문자들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며 “마치 조각상 같았다”고 표현했다.

소피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북한의 기술과 산업을 세계적으로 키우겠다고 말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나타난 계획은 없다”며 “시장에 내놓을 제품이나 수출에 도움될 기술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슈미트 회장은 북한이 경제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인터넷 망에 연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슈미트 회장은 “이번 방북은 인터넷 자유와 개방을 논하기 위한 사적인 자리”라며 “북한 당국의 인터넷 통제는 매우 심한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 관리와 군인들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대학 안에 사설 인트라넷이 있지만 일반 국민들은 사실상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에는 오라스콤이라는 이집트 회사를 통해 3세대 이동통신이 서비스 되고 있지만 단문 메시지(SMS)만 제공될뿐 스마트폰을 사용해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없다”며 “미래에 약 100만명이 휴대폰을 사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는 점점 더 긴밀하게 연결되는 추세인데 북한이 이처럼 계속 고립을 추구하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의 격차도 더 벌어져 좁히기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