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지난 2001년 BBK 투자자문의 회장 명함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BBK 실소유주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장춘 전 외무부 대사(67)는 22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2001년 5월 30일 2시 30분 서초구 영포빌딩에서 이명박씨를 만나 명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명함에는 한자로 이명박이란 이름이 새겨져 있고 바로 아랫부분에 회장/대표이사란 직함이 적혀 있다. 또, 명함 중앙부분에 'eBANK Korea.com'이란 사이트명과 함께 하단부에는 'BBK 투자자문주식회사·LKeBANK·eBANK 증권주식회사'라고 적혀 있다.
◈ 이장춘 "이 후보 거짓말에 온 나라가 소용돌이에 빠졌다"
이장춘 전 대사는 "이명박씨와는 20년 지기로 명함을 줄 필요가 없었지만 당시 이명박씨는 이런 일을 한다, 인터넷 시대여서 인터넷 금융업을 한다면서 명함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명함을 공개한 이유는 "진실을 아는 사람으로서 숨기고 있을 수 없었다"며 "이명박 후보의 "BBK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거짓말을 한국의 보수·우파가 믿는 바람에 온 나라가 거짓말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사는 "적어도 10월 4일 전까지는 이명박 후보가 그냥 못마땅했지만 10·4 평양선언을 보고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며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10·4선언이 통일의 디딤돌"이라며 "초당적 협력" 운운했고 이명박 후보의 태도 역시 애매하고 불분명했다"고 명함을 공개한 배경을 부연 설명했다.
이 전 대사의 주장은 'LKe뱅크, BBK, EBK의 대표이사 직함이 기재된 이 후보의 명함을 사용했다'는 김경준씨 측의 주장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이 전 대사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이명박 후보가 거짓말을 한 것이 된다.
◈ 한나라당 "사용한 적 없다…이 후보도 기억 못해"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장춘 전 대사가 제시한 명함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확인을 더 해봐야 하지만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그런 명함이 전혀 사용된 적 없다"면서 "후보 자신도 전혀 기억을 못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의원은 "동아세아연구원이란 명함의 글씨는 이 후보의 글씨가 아니고 2001년 5월에는 이미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 사이가 벌어져 사업을 청산한 이후라 이 명함을 사용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 명함은 저희로서는 이 후보가 이장춘 대사에게 건네준 것은 인정할 수 없고 이장춘 전 대사는 이회창씨를 도와 이런 정치적인 사유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면서 "검증청문회에서도 유사한 명함이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제출이 됐지만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당시 EBK를 김경준과 함께 만들기로 추진하던 때이므로 김경준이 그런 명함 등을 만들었을 수는 있으나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해 와 한나라당과 이후보의 대응 방향에 따라 이 전 대사의 명함 공개는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