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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기록물’과 ‘산림녹화기록물’은 한국 현대사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다.
‘제주4·3기록물’은 제주4·3사건으로 인한 수많은 민간인 학살에 대한 피해자 진술, 진상규명과 화해의 과정에 대한 기록으로 총 1만 4673건에 달한다.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옥중 엽서(27건), 희생자와 유족의 증언(1만4천601건),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운동 기록(42건), 정부의 공식 진상 조사 보고서(3건) 등이 포함됐다.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를 중심으로 약 7년간 이어진 무력 충돌과 이를 진압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유네스코 측은 제주4·3기록물의 역사적 가치와 진정성, 보편적 중요성을 인정했다. 기록물을 평가한 국제자문위원회(IAC) 측은 “국가 폭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화해를 이뤄내며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조명한다”며 “화해와 상생을 향한 지역사회의 민주주의 실천이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제주4·3기록물’에 대해 “세계사적으로 인권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제주도민들의 화해와 상생 정신을 통해 아픈 과거사를 해결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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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4·3 관련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인권 교육의 살아있는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산림녹화기록물’은 6·25전쟁 후 황폐화된 국토에 민·관이 협력해 성공적인 국가 재건을 이뤄낸 산림녹화 경험을 담은 자료다. 녹화(綠化)는 산이나 들에 나무, 화초 등을 심어 푸르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에 등재된 기록물은 산림 복구를 위해 작성한 각종 공문서, 사진, 홍보물, 우표 등 9600여 건에 달한다. 각 마을에서 ‘산림계’를 꾸리면서 만든 각종 규칙, ‘삼천만의 희망을 산에 심자’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 1973∼1977년 포항 영일만을 복구할 때 촬영한 사진 등이 포함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세계의 다른 개발도상국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이자 기후변화 대응, 사막화 방지 등 국제적 이슈에 롤 모델이 되는 기록물”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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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훈민정음(1997) △조선왕조실록(1997) △직지심체요절(2001) △승정원일기(2001) △조선왕조의궤(2007)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2007) △동의보감(2009) △일성록(2011) △5·18 관련 기록물(2011) △난중일기(2013) △새마을운동기록물(2013) △한국의 유교책판(2015)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2015)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2017) △국채보상운동기록물(2017) △조선통신사기록물(2017) △4.19혁명기록물(2023) △동학농민혁명기록물(2023) △산림녹화기록물(2025) △제주4·3기록물(202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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