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헌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지회장은 “대우조선은 세계 조선 시장에서 한국 조선산업의 지위를 떠받치는 기둥 중 하나”라며 “무엇보다 지역경제를 책임지는 중요한 향토기 업으로 정치인과 관료가 졸속으로 팔아 버려서는 안 되는 기업”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이 정권의 조선산업 전망이 무엇인지, 어떤 복안을 가졌는지,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는데 대우조선부터 매각한다고 서두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정권이라면 왜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해야 하는지부터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이라도 매각 진행 내용을 당사자인 대우조선지회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동조합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며 “지회의 요청에도 산업은행이 일방적으로 밀실, 특혜매각을 진행한다면 지회는 전면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금속노조는 오는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임금단체협상(임단협)과 이번 매각건을 포함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쟁의행위 투표는 당초 임금단체협상이 진행되지 않아 예정돼 있었던 것이었는데 이번에 매각 문제를 포함해서 투표를 진행한다”며 “결과에 따라 단체교섭에 대한 문제를 갖고 파업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을 매각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산업을 지키고 키우라는 존재 이유에 맞게 경영 정상화에도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한화그룹에는 “조선산업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기업이 조선소를 잘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부터 씻어야 한다”며 “총 고용을 지키고 지역경제를 발전시겠다는 약속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한화 측과 대화 여지를 남겨뒀다. 노조 측 관계자는 “한화쪽에서 요청이 나오면 충분히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생존권, 고용 부분 보장에 대한 부분이 전혀 없어 이러한 부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인 26일 대우조선해양 최대 주주(55.7%)인 산업은행은 한화그룹과 2조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다만 매각과정에서 한화그룹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른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지분 경쟁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즉 한화그룹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있을 경우 최종 인수자가 변경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