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는 세계 최초 중증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ICV’(현지제품명 휸타라제)를 일본으로 출하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 1월 일본 품목허가를 취득한 이후 한 달여 만에 초도 물량 공급이 이뤄짐에 따라 시장 공략이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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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 후생노동성(MHLW)의 보험 약가 등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약가가 확정돼 고시되면 공식 출시를 거쳐 실제 의료현장에서 처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의료계와 환우회에서도 임상에서 확인된 헌터라제 ICV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이르면 2분기 내 일본에서 헌터라제 ICV의 매출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초에는 정맥주사(IV) 방식의 헌터라제(현지제품명 하이 루이 쓰) 역시 중국으로 첫 출하가 이뤄졌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9월 헌터라제가 중국 내 첫 번째 헌터증후군치료제로 품목 허가를 받은 뒤 현재 약가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 중국 내 헌터라제 매출 역시 올해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헌터증후군은 IDS(Iduronate-2-sulfatase) 효소 결핍으로 골격 이상, 지능 저하 등이 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남자 어린이 10만~15만 명 중 1명 비율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중추신경손상을 보이는 중증 환자는 전체 헌터증후군 환자의 70%에 달한다.
헌터증후군 자체로만 살펴보면 큰 시장은 아니다. 전 세계에 현재 환자수는 1만명도 되지 않는 희귀질환이다. 국내에는 약 70여명이 치료중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희귀질환 치료제 특성상 대다수의 치료제가 고가로 책정돼 있는데다 상대적으로 경쟁사가 적어 한 번 개발하면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전 세계 헌터증후군 치료제는 사노피아벤티스의 엘라프라제, GC녹십자의 헌터라제 등 2가지 뿐이다. 1인당 연간 치료비는 4억원 선으로 보고되고 있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글로벌 시장은 질환을 진단받지 못한 환자수나 치료제가 공급되지 못한 지역을 고려하면 수년 내 그 규모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엘라프라제는 200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2007년 유럽의약품청(EMEA)의 승인을 받은 후 전 세계 70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엘라프라제는 연간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GC녹십자가 엘라프라제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 중국시장을 눈여겨보는 이유다. 중국에서는 헌터라제만이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상황이다. 글로벌 데모그래픽스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는 약 3000여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GC녹십자의 현지 물량 공급에 따라 얼마든지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본에서도 엘라프라제가 공급되고는 있지만 중증 질환에 대한 품목 허가는 헌터라제가 유일하다. 일본 헌터증후군 환자는 국내 환자(70~80명)의 2배인 140~150명 수준이다. 중추신경손상을 보이는 중증환자는 전체 헌터증후군 환자의 70%인 98~105명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가에서는 일본과 중국에서 헌터라제 공급이 본격화되면 신약 가치만 4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시 4년만에 글로벌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가능성을 갖췄다고도 보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헌터라제가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환자들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관련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일본과 중국에 대한 추가 생산 및 공급 계획에 대해서도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