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알래스카 등 북쪽에 사는 새들은 대이동을 하게 된다. 만여 킬로미터 이상 날아가다 쉬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기도 한다. 이 새들의 서식지가 되는 습지를 보호하자는 것이 람사르 협약이다. 독특한 자연 경관과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고창 갯벌은 날아오는 철새들을 맞을 준비가 되었다.
한참 조성 중에 있는 갯벌 식물원에서는 염생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갯벌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것이 칠면초와 퉁퉁 마디(함초)다. 칠면초와 달리 끝이 통통하며 짭조름한 맛이 나는 함초는 식이섬유와 콜린이 풍부해 장과 간 건강 등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품이라 한다. 바닷가까지 밀려나가 살아가는 염생식물들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가 있다.
BC4~5세기경에 축조된 고인돌 군락지는 매산리 산기슭부터 약 1.5킬로미터나 이어지며 447기의 고인돌이 분포되어 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탁자 모양, 바둑판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고인들은 선사시대 거석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마한의 중심지 ‘모로 비리국’이 자리했던 이 지역의 분묘와 봉덕리 유적은 규모에서도 신라 왕릉을 능가한다 한다.
1984년 아산 댐 축조로 운곡리와 용계리 9개 마을 158세대가 물에 잠겼다. 주민들이 대거 이주한 이후 30여 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기자 자연스럽게 생태 회복 과정을 거치며 원시습지로 복원된 곳이 운곡 람사르 습지다. 생태계 복원에 최소한의 영향을 주고자 만들어진 탐방로는 데크 아래에 공간을 두고 데크 길도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도록 좁게 만들어져 있다. 마치 제주의 곶자왈 같은 원시림 속 질척거리는 습지에서 멧돼지의 발자국을 찾아볼 수 있다.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멸종 위기 야생동물인 수달 삵 등을 비롯하여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등 549개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한다.
고창군에서 ‘한반도의 첫수도’라 하는 고인돌 유적지에서 고인돌과 국화축제도 돌아보고, 운곡습지에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자연 생태계도 관찰하고, 트랙터를 타고 나가 갯벌체험까지 하는 고창 여행은 아이들과 함께 하면 역사 자연학습에 도움을 주고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선운사 도솔천의 단풍과 국화축제까지 보려면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