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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일라이자 커밍스 의원은 22일(현지시간)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거짓 보고를 했다는 문서가 있다고 밝혔다. 플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선거 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했고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풀 핵심 인물로, 현재 미 의회 상·하원과 연방수사국(FBI), 국방부 등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플린, 러시아 기업서 돈 받고 보고 안해…法위반 가능성”
커밍스 의원은 이날 하원 감독위 의장인 공화당의 제이슨 샤페츠 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플린이 지난 해 2월 정부 기밀정보 취급허가 권한을 갱신하기 위해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국방부 조사관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이는 문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커밍스 의원이 인용한 문서는 지난 해 3월 14일자 미 국방부 조사 보고서로, 플린은 인터뷰 당시 러시아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도 실질적으로 접촉한 적이 없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하원 감독위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플린은 러시아와 관련된 회사들로부터 최소 6만5000달러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는 2015년 12월 러시아 국영방송 RT가 모스크바에서 주최한 10주년 기념 갈라쇼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옆자리에서 함께 식사를 했으며 RT로부터 강연료 4만5000달러 이상의 돈을 받았다. 플린 측은 RT 축하연 방문에 대해 국방부에 사전·사후 보고를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RT로부터 돈을 받고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입을 닫고 있다.
플린은 또 2015년 10월 러시아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랩의 미국 자회사로부터 1만1250달러를 받았으며, 부패 스캔들로 유엔과 사업이 정지돼 있던 러시아 볼가 드니에프 항공사로부터도 1만1250달러를 받았다. 두 자금 모두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강연료로 받은 것으로 돈을 받은 시점은 플린이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그만둔 뒤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을 맡기 전이었다.
샤페츠 의원은 “전직 군 장교로서 러시아 등의 국가에서 돈을 받아서는 안되는 것이었으며 이는 연방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플린이 받은 돈은 회수돼야 하며 고의적으로 중대한 사실을 위조하거나 은폐하는 것은 중죄이며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플린은 3성 장군 출신으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DIA 국장으로 일했다. 미 연방법은 플린과 같은 전직 군장교에 대해선 보안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위를 이용해 해외에서 수입을 거둬들일 경우 국방부에 보고해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플린, 美상원 소환에 불응…사실상 유죄 시인?
플린 전 보좌관은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소환 요구 및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플린측 변호사가 상원 정보위에 제출한 서한에 따르면 그는 불리한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묵비권 조항을 규정한 수정헌법 제5조를 들어 정보위가 보낸 소환장에 불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플린은 상하원 정보위의 출석 요구에 대해 증언과 관련해 법적 면책을 조건으로 의회에서 증언하겠다고 역으로 제안했지만 의회는 이를 거부했다. 플린의 제안이 사실상 스스로 유죄를 인정한 셈인데, 아직 조사가 초기 단계인 데다 면책을 조건으로 플린한테 충분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상원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리처드 버 공화당 상원의원과 정보위 민주당측 간사인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플린의 결정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도 그의 증언을 강력하게 받아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주 플린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으며 증언 요구에도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정보위에 참여하고 있는 제임스 랭크포드 공화당 상원의원은 “우리는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분명히 진실을 규명할 것”이라며 “우리는 익명의 소식통에 의한 보도나 단순한 관측이 아닌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원 정보위는 플린과 함께 러시아 스캔들을 규명할 핵심인물로 지목된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 비선 선거 참모였던 로저 스톤, 카터 페이지 캠프 외교 고문 등에 자료 제출을 공식으로 요구한 바 있다. 버 위원장은 지난 주말까지 이들 가운데 페이지 고문을 포함한 두 사람이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한 사람의 신원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美의회·FBI·국방부 등 4곳이 조사·수사 진행
플린 전 보좌관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수차례 접촉해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폭로돼 정권 전체를 ‘러시아 내통’ 의혹 속으로 몰아넣은 데다가 이런 접촉 사실을 거짓 보고한 점이 드러나 취임 24일 만에 경질됐다.
현재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해선 미 의회 상·하원과 FBI, 국방부 등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방부는 사전 승인 없이 해외 정부 관련 기관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FBI는 플린 등 트럼프의 전·현직 측근이 러시아 인사들과 어떤 성격의 접촉을 했는지를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임 FBI 국장에게 수사중단을 압박했고 뜻대로 되지 않자 그를 해임해 ‘러시아 스캔들’ 사태가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서 터키 정부를 위한 로비 활동을 벌인 점과 러시아 기업은 물론 미국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더욱 궁지로 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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