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효석기자] 삼성은 29일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항소심 판결과 관련,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밝혔다.
삼성은 이날 `에버랜드 사건 항소심 판결에 대한 피고인과 변호인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항소심에서는 법리와 회사법 원칙에 따라 공소사실 전체에 대해 무죄를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이번 항소심 판결은 법리상 문제가 많은 만큼, 법률심인 대법원에게는 순수하게 법 논리에 따라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그러나 항소심 판결은 검찰이 기소한 에버랜드의 손해액 970억원 중 89억원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881억원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면서 "이처럼 사법당국 간에도 극명하게 의견다툼이 있는 의무를 10여년 전 기업임원에게 요구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만약 피고인인 허태학·박노빈 전 현직 에버랜드 사장들이 애당초 항소심 판결처럼 전환가격을 7700원이 아닌 1만4000원으로 책정해 전환사채를 발행했더라고, 검찰은 8만5000원을 적정 전환가격으로 보고 에버랜드 손해액 900억원에 대해 기소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은 또 "항소심에서 삼성그룹 차원의 지배권 이전 목적의 공모라는 공소사실의 기본전제를 인정하지 않고 범죄사실에서 배제함으로써 검찰의 지금까지의 주장을 사실상 배척했다"고 말했다.
96년 에버랜드가 전환사채를 발행할 당시 에버랜드는 순환출자로 주목받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은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는게 삼성측 설명이다. 따라서 삼성그룹의 지배권 이전을 목적으로 관련자들이 공모해서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제3자 배정을 했다는 논리는 허구라는 의미다.
삼성은 이어 "기본적으로 전환사채 발행시 전환가격이 높든 낮든 회사에 들어오는 돈에는 차이가 없다"면서 "단지 전환가격이 낮으면 발행되는 주식 수가 더 많아지고 그로 인해 기존주식가치다 더 많이 떨어지게 되면 그 손해가 기존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일 뿐, 회사에는 손해가 없다"고 밝혔다.
또 "설사 전환사채의 발행으로 에버랜드의 지배권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마찬가지다"며 "손해가 발생한다면 당초 지배권을 갖고 있던 기존주주에게 발생할 뿐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