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상장 10곳 중 8곳, 미래 영업익 ‘뻥튀기’…금감원 “심사 강화”

이용성 기자I 2023.12.07 12:00:00

금감원, 스팩상장 139곳 비교 분석
“지나치게 낙관적 전망…고평가 우려”
금감원, 내년 공시서식 개정 “심사 강화”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스팩(SPAC)으로 상장한 기업 10개 중 8개 기업이 미래 실적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영업이익을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당국은 기업공시 서식을 개선해 미래 영업실적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근거가 충분히 기재됐는지를 살펴볼 방침이다.

(사진=금융감독원)
7일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스팩으로 상장한 기업 139개사의 상장 당시 했던 실적 추정치와 실제 실적(1차년도~5차년도)을 비교 분석한 결과, 매출액 미달 기업 비중이 평균 76%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미달 기업의 비중은 평균 84.1%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 기업의 평균 매출액 추정치는 571억원이었으나 실제로는 469억원이었다. 추정치에 비해 17.8% 미달한 것이다. 평균 영업이익 추정치는 106억원이나 실제는 44억원으로 58.7% 미달했다.

금감원은 증권사와 회계법인 등이 합병 성공 및 업무 수임을 우선시해 투자자 보호 노력이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장래 영업환경 등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해 영업실적을 추정한 사례들이 있었다”며 “기업가치(합병가액)가 고평가된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향후 공시 서식 작성 기준을 내년 1분기까지 개정할 예정이다. 특히 회계법인의 스팩상장 기업 외부평가 이력과 외부평가업무 외 타 업무 수임 내역 등을 증권신고서 공시항목으로 추가할 방침이다. 스팩상장 기업의 영업실적 사후정보 등이 공시될 수 있도록 작성 양식도 개선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현금흐름 할인법 등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상대 가치가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유사기업과의 기업가치를 쉽게 비교할 수 있고 기업가치의 적정성도 수월하게 판단할 수 있다.

또한 금감원은 회계법인 자체적으로 엄격한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해 이해 상충을 적절히 관리할 것을 주문했ㄷ. 이어 평가업무의 객관성을 제고하고 투자자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 개정, 상대가치 비교공시 활성화 등 제도개선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미래 영업실적 추정의 근거가 충분히 기재되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등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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