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줄인상' IT기업 인건비 부담 커졌다…카카오 인건비율 1년새 8%p↑

이다원 기자I 2022.05.04 11:25:05

한국CXO연구소 ''대기업 110곳 인건비율'' 보고서
전년比 감소 추세 속…인재영입 치열한 IT기업 증가
코로나 직격탄 맞은 중저가 항공사 인건비율 ''40%''

지난해 인건비율 상승 폭이 컸던 주요 대기업. (사진=한국CXO연구소)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지난해 인재 유치를 위해 줄줄이 연봉을 인상하며 경쟁하던 IT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눈에 띄게 늘었다. 토종 빅테크 대표주자인 카카오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이 1년 사이 8%포인트가량 뛰었다. 반면 주요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한국CXO연구소가 2019년~2021년 3년간 국내 주요 대기업 110곳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 변동을 비교·분석해 4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지난해 주요 110개 대기업의 인건비 비율은 7.2%로, 전년(7.6%) 대비 0.4%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인건비가 늘어난 것에 비해 매출이 더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인건비 규모는 69조원대로 전년(60조원대) 대비 커졌지만, 매출의 경우 800조원대에서 977조원으로 더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조사 대상 기업 중 44곳은 인건비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1%포인트 이상 늘어난 곳은 카카오를 포함해 12곳이었다.

특히 연봉 인상을 내걸고 인재 유치에 나섰던 IT기업의 인건비 비율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 대기업 중 인건비 상승 폭이 가장 큰 기업은 카카오로, 지난해 24.3%를 기록했다. 전년(16.4%) 대비 7.9%포인트 뛰어오른 것이다. 이는 지난 5년간 20% 미만 수준을 유지하던 것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늘었다.

IT기업 인건비 비율율 상승 폭을 보면 엔씨소프트가 3.1%포인트, 삼성SDS 2.7%포인트, 네이버 1.8%포인트, SK텔레콤 1.5%포인트, 현대오토에버 1.3%포인트 등이다.

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저가 항공사의 인건비 부담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인건비 비율이 15%를 넘어선 곳은 10곳으로, 인건비 비율 상위 1~2위 모두 중저가 항공사가 이름을 올렸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인건비 비율은 41.2%였고, 진에어 역시 37.8%로 집계됐다. 두 곳 모두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인건비 비율이 10%대였다.

주요 업종 3개년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 변동 현황(사진=한국CXO연구소)
업종별로는 지난해 주요 11개 업종 중 IT업종 인건비율이 11.8%로 가장 높았다. 자동차(9%), 식품(8.8%), 기계(8,7%), 전자(8.4%), 건설(5.7%), 석유화학(4.7%), 운송(4.4%), 유통·상사(3.6%) 순이다.

한편 삼성전자·현대차·SK하이닉스·LG전자 등 국내 주요 4대 기업의 지난해 인건비 비율이 엇갈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 SK하이닉스, LG전자 인건비율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미세하게나마 증가세를 보였다.

(사진=한국CXO연구소)
삼성전자의 지난해 인건비 비율은 7.93%로 2020년(7.92%), 2019년(7.06%) 대비 소폭 증가했다. 따라서 올해 인건비율이 8%대로 올라설지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국내 IT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매출 외형 성장보다는 인건비 상승 속도가 더 높아 이에 대한 경영 부담감이 커졌다”며 “향후 매출 증가 속도가 더디다고 판단할 경우 경영진은 급여 수준을 작년보다 다소 낮추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인력을 줄이는 카드를 꺼내 들 공산도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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