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캐나다 선박유 가격 정보업체 십앤드벙커(Ship and Bunker)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세계 주요 20개 항구에서의 초저유황선박유(VLSFO) 평균 가격은 톤(t)당 676.0달러로 450달러대를 맴돌던 1년 전보다 50%가량 올랐다.
초저유황선박유는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에 맞춰 황 함유량을 종전 3.5%에서 0.5%로 낮춘 선박 연료유를 말한다. 초저유황선박유는 2020년 1월7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t당 692.50달러에 근접했다. 지난 2020년 4월28일 기록한 최저치 211.25달러에 비해 220% 뛴 수준이기도 하다.
초저유황선박유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황 함유량이 더 높은 고유황유와의 가격 격차도 139.5달러로 벌어졌다. 저유황유는 중질유에서 황 함량을 줄이는 설비를 더 거쳐야 하다 보니 종전 선박유로 활용되던 고유황유보다 가격이 더 높다. 특히 싱가포르 기준 저유황유와 고유황유 간 가격 격차는 196달러로 2020년 초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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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반기까지 세계로 확산한 코로나19에 발목 잡혀 가격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저유황유가 반전을 꾀할 수 있던 계기는 천연가스 때문이었다. 북반구에 한파가 불어닥친 데다 석탄 관련 대체 수요 등까지 겹치며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그 자리를 저유황유가 대체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VRDS를 완전 가동하는 등 관련 설비 가동률도 회복됐다.
업계 관계자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유황유가 발전용 연료나 난방유 등에 투입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저유황유 마진이 개선되고 있다”며 “LNG 가격 강세가 유지될수록 저유황유 마진도 더 나아질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이슈가 있다 보니 정유부문에 대규모로 투자하긴 쉽지 않다”며 “저유황유 수요가 받쳐주는 데 비해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저유황유 가격이 상향 안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