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6개월여가 지났다. 그동안 수많은 제약·바이오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임상시험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10개, 코로나19 치료제는 13개다.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출하거나 연구를 시작한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가, 아직 임상시험을 신청하지도 않은 회사들도 부지기수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많은 제약·바이오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 들었지만 연구개발에는 속도를 좀처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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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코젠(092040) 역시 이버멕틴의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해 4월 자회사인 아미코젠(중국)바이오팜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는 동물약품 이버멕틴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주가는 발표 당일 3.96% 오른데 이어 14일 7.17%, 16일 3.14% 증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다만 아미코젠 역시 이후 이버멕틴에 대한 동물실험 결과나 임상시험 신청을 알린 적은 없었다.
코미팜(041960)은 항암제로 개발하던 PAX-1(파나픽스)로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지만 임상시험은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식약처에 파나픽스에 대한 긴급임상시험을 신청하며 한때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같은 해 6월 코미팜 측의 자료가 전반적으로 미비해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임상시험계획을 반려했다. 코미팜은 9월 이탈리아 임상 2·3상 시험계획 신청을 자진 취하한 데 이어 10월 스페인 의약품위생제품청(AEMPS)으로부터 임상 2·3상 신청을 거절당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동물실험을 통해 PAX-1의 바이러스 복제 억제 효과와 염증 발생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며 “이를 토대로 코로나19에 감염된 호흡 곤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프로젠제약(003060)과 대한뉴팜(054670)은 골다공증 치료제 랄록시펜의 관련주로 묶이며 랄록시펜의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이 제기될때마다 주가가 뛰었다. 다만 지난해 10월 경기도와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이 랄록시펜의 코로나19 치료 효과 탐색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이후로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면서 주가 부양 효과를 맛봤지만 연구개발에는 제대로 힘쓰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업체들은 때때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자료를 배포하면서 주가 관리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를 제제할 방법은 없는 상태다. 통상 10년 정도 걸리는 신약 개발 기간을 감안하면 회사가 중도에 개발을 중단하거나 지연하는 것을 감시하기란 쉽지 않다. 회사의 개발 중단이나 지연이 의도적인지 불가피한지 가려낼 수도 없다.
한국거래소는 특정 종목의 주가 급등락을 지켜보고 설명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의약품 개발 현황을 보고받을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특정 회사가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가 임상시험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제재할 방법은 없다”면서 “거래소는 코스닥 기업의 경우 임상 1상 진입때부터 지켜보는데 이 경우도 의무공시사항에 대해 제대로 공시하느냐를 보는 것이지, 개발을 잘하고 있다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