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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들’ 제작진은 지난 6월 초부터 다수의 랜덤채팅 앱에 가입해 미성년자임을 가장하고 수많은 이용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대부분의 랜덤채팅 앱은 본인 인증 절차와 대화 캡처 기능이 없다. 가입 1분 만에 수많은 성매매 제의와 각종 음담패설이 쏟아졌고, 잠입 취재를 통해 만난 수많은 성매수자들은 조금의 죄책감도 없이 범죄를 시도하고 있었다.
익명성 뒤에 숨어 누구나 거리낌 없이 미성년자의 성을 살 수 있는 곳. 제작진이 확인한 랜덤채팅의 세계는 그야말로 아동·청소년 성착취의 온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 2015년, 랜덤채팅에서 만난 포주에 의해 성착취를 당하던 14세 B양이 봉천동 모텔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공분을 샀다. 당시 시민단체와 여성계를 중심으로 랜덤채팅 앱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일부 앱이 본인 인증 기능과 신고 기능을 추가했지만 자정의 노력은 오래가지 않았고, 그동안 규제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해왔다.
이로부터 5년 후,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랜덤채팅으로 피해자를 물색했고, 전북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 2명을 살해한 최신종은 랜덤채팅에서 만난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했다.
랜덤채팅과 관련한 성범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지난 15일 정부는 청소년에게 불건전한 만남을 조장할 수 있는 랜덤채팅 앱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본인 인증과 신고 기능만으로는 성범죄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는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유해 환경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강력한 규제와 더불어 아동성범죄를 성착취로 보고 피해자 보호를 가장 우선으로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익명성 뒤에 숨어 아이들의 성을 노리는 범죄자들. 이 위험한 세계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방법은 무엇일지 ‘제보자들’에서 조명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