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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참여정부 5년 동안 국정운영을 두루 경험했다”고 강조했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참여정부에서 중추적인 신경추와 같은 역할을 했던 분”이라고 문 대통령을 홍보했었다. 이에 따라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비서실장을 지낸 노무현 정권 관련, 홍 후보자의 맹비난에 따른 후폭풍도 예상된다.
◇“참여정부, 가계부채 그냥 풀어…민생 어려움 못 느껴”
이데일리가 30일 확인한 바에 따르면 홍 후보자는 경원대(현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시절인 지난 2007년 11월 출간된 대담집 ‘한국경제 새판짜기’에서 “참여정부는 가계부채 100조, 200조를 그냥 풀어버렸다”면서 “김영삼 정부에서 썼던 경기부양책보다 훨씬 나쁜 경기부양책”이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자는 “그런데도 대통령 자신은 그것을 모르고 있다”며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 경제를 얼마나 파탄에 이르게 하는가를 모르는 건지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한심할 정도”라고 노 전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대통령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계만 갖다 쓰니까 안타까운 것”이라며 “지도층이 그런 통계만 접하니까 민생의 어려움을 느끼지 못 한다”고 원색 비난했다.
재벌을 암세포에 비유하고 “현대자동차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하는 등 반(反)재벌 사고관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홍 후보자는 ‘노 대통령의 경제 개혁 공약은 사기였다’는 단락에서 “노 대통령은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거론도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홍 후보자는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역시 종부세(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저항이나 시장의 반발 때문이 아닌 정권 자체의 무능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참여정부는) 이미 외국에서 효과가 검증된 부동산 대책을 채택하지 않았다”라며 “의지가 없었거나 아니면 부패했다는 건데 실제로는 둘 다”라고 했다.
이어 “송파건 어디건 맡겨만 주면 (당시) 건설교통부 공급가격에서 30%는 충분히 절약할 수 있다”며 “단언컨대, 참여정부는 부패했다. 지금 건설사들이 막대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현 여권도 맹비난…“우리당 한심, 盧정부 실패 공범들”
홍 후보자는 문재인 정권의 사실상의 인수위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진표 민주당 의원의 장관 기용 역시 문제 삼았다.
그는 “참여정부의 경제 관료들이 과거 김영삼 정부나 김대중 정부에서 일하던 사람들과 전혀 차이가 없다”며 “출범 초창기부터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재부) 장관을 임명했다”고 꼬집었다.
현재의 여권이 뿌리를 두고 있는 당시 집권여당 열리우리당에도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을 돌렸다.
홍 후보자는 “정권 말기에 와서 노무현 정부가 성공한 정부라고 나서는데 아연실색”이라며 “한심한 것은 이른바 열린우리당의 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이후에 이들의 행태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며 “노무현 정부의 실패와 관련한 공범들”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 상황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당선된, 당시 우리당 출신 의원들은 현재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의 중진이자 지도부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