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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에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각각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가 올해 2월과 4월 각각 소를 취하하며 법적 절차를 스스로 중단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동빈 회장의 중국사업 1조원 손실 여부와 함께 호텔롯데의 중국 사업에 대한 과도한 지급보증, 해외호텔 구입 관련 과다 지출, 면세점 특허권 갱신 관련 부당 지출 등 부실 내역을 파악하기 위해 두 회사에 대한 회계장부 열람등사 신청을 제기했고 롯데그룹 측으로부터 필요한 서류 대부분을 임의 제출 형식으로 제공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법원 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취하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이 롯데그룹으로부터 건네 받은 회계장부 관련 서류는 롯데쇼핑 1만6000장, 호텔롯데 5000~6000장에 달한다.
김수창 변호사는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두 곳의 회계장부 모두에서 문제점을 발견했다. 그동안 추정해온 문제들을 회계장부 분석 과정을 통해 사실로 확인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하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나서 문제를 파헤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검찰의 수사 내용과 범위를 지켜보면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손해배상 등 추가 소송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달 말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 상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장부 분석 결과 경영 부실 등 문제가 파악됐다면 주주총회 표 대결 전 공개하는 것이 신 전 부회장 측에는 유리하다.
하지만 이와 관련 김 변호사는 “검찰 수사 결과와 방향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주주총회 전 공개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두 차례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실패하는 등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수세에 몰렸던 신동주 전 부회장은 검찰 수사를 계기로 동생 신동빈 회장에 대한 재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일각에선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회계장부 등을 근거로 이번 검찰의 비자금 수사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검찰 수사는 신 전 부회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부분”이라면서 “롯데그룹 측이 그런 이야기를 자꾸 흘리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동안에는 서류 검토가 끝나지 않아 밝힐 수 없었고, 분석 작업이 거의 끝나갈 무렵 검찰이 자체 내사를 거쳐 전격적으로 수사를 개시해 잠시 공개를 미루게 됐을 뿐”이라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지난 10일 시작된 검찰 조사로 롯데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화학업체 엑시올 사(社) 인수 계획을 철회했으며, 다음 달로 예정됐던 호텔롯데 상장(IPO)은 무기한 연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