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사장 "삼성, 의료사업하려면 철학있어야"

김정남 기자I 2013.02.13 14:21:37

김태영 필립스 사장 "의료기기는 가전과 다르다"
"삶의질 향상시키겠다는 근본적인 성찰 요구"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고령화 추세 때문에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사업을 하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 다만 의료기기는 기술보다는 철학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30년 의료기기 외길을 걸어온 김태영 필립스전자 사장이 ‘새내기’ 삼성전자를 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의료기기를 사업부로 격상시키고 사장급을 앉히는 등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김 사장은 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기기 사업은 사람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가전 사업처럼 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 1982년 필립스전자에 입사한 이래 30여년간 줄곧 의료기기 사업에만 종사해왔다. 필립스전자 의료기기사업본부장, 필립스 메디컬시스템즈 아시아태평양 경영위원 등을 거치면서 필립스가 전세계 의료기기 ‘빅3’에 오르는데 기여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하면 당장은 타격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기술발전을 자극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의료기기 사업이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기업을 살찌운다는 생각 외에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철학이 바탕이 돼야 한다”면서 “첨단 기술 외에 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의료기기 시장의 향후 성장성은 높이 보았다. 그는 “고령화가 심화되고 만성질환이 많아지는 추세에 따라 의료기기 시장도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성장시장의 중산층이 늘어가는 것도 시장확대에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러시아·브라질 외에 향후 인도네시아 같은 시장에서도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란데 이견이 없다”고도 했다.

한편 필립스전자는 이날 ‘필립스 더하기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지역사회의 삶의 질을 위해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캠페인이다. 최근 필립스 인도네시아는 학교에 요리사를 초청해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학교의 요리사’ 캠페인을 실시했던 바 있다.

김태영 필립스전자 사장이 13일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필립스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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