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우리나라 갯벌 면적은 서울(605.5㎢)의 4배 크기에 달한다. 유럽 북해 연안, 미국동부 조지아 연안과 함께 세계 3대 갯벌로 꼽힌다.
갯벌은 도시화, 산업화 등으로 인해 점차 규모가 줄어들고 있으나 최근들어 갯벌의 생태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보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신안군 증도는 갯벌의 가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 1년에 370만평씩 감소
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갯벌면적은 2008년 12월말 기준으로 5년(2003년 12월) 전보다 여의도 면적(2.9㎢)의 21배인 60.8㎢가 감소한 2489.4㎢이다. 1년에 370여만평씩 사라진 셈이다.
현재 남아 있는 갯벌은 서해안이 2080㎢(83.6%), 남해안은 409.4㎢(16.4%)이다.
최근 5년간 사라진 갯벌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평택항, 여수 율촌산업단지 등의 건설에 따른 것이다. 19년의 공사 끝에 지난달 27일 방조제 도로 준공식을 가진 새만금의 경우 국내 갯벌면적의 8%에 달하는 20.8㎢가 방조제 사업으로 사라졌다.
해양생물학 제종길 박사는 “새만금 방조제 사업 이후로 더 이상 갯벌을 줄이지 않겠다고 정부가 약속했음에도 갯벌의 면적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특히 수생물의 산란장, 보육장 등 생태적 기능이 큰 내해 갯벌이 사라지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 1㎡당 3919원 꼴
2006년 한국해양연구원 이흥동 박사 등이 발표한 ‘갯벌의 경제평가’에 따르면 갯벌의 가치는 1㎡당 3919원이다. 이는 2000년 추정치 1㎡당 2025원보다 배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구체적으로 수산물 생산가치(1199원), 보존가치(1026원), 서식지제공가치(904원), 수질정화가치(444원), 여가가치(174원), 재해예방가치(173원) 등이 포함된 것이다.
우리나라 갯벌 총면적 2489㎢을 적용해 갯벌가치를 산정하면 9조7557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5년새 사라진 갯벌의 가치는 2382억원꼴인 셈이다.
갯벌의 가치는 도시지역 땅값에는 턱 없이 못미치지만 시골 임야보다는 높은 편이다. 올해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중구 충무로1가 24-2 화장품판매점 '네이처 리퍼블릭'으로, ㎡당 6230만원이다. 땅값이 가장 싼 곳은 경북 영덕군 소재 임야로 ㎡당 11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