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김건희 여사가 국모? 21세기에 어떻게 이 말을…"

권혜미 기자I 2022.11.18 13:24:07

18일 YTN라디오 출연한 박지원 전 국정원장
''국모 발언'' 與의원에 "국민을 무얼로 보는가"
MBC배제·취재 제한에 대해선 "잘못이다"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국모’라는 표현을 사용한 가운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1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한 박 전 원장은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윤 대통령의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순방을 두고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김건희 여사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교민 자녀와 학생, 청년 등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한국학교를 방문, 학생들과 함께 만들기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만 박 전 원장은 “김 여사에 대해 국민들이 밉상이 박혀서 잘한다고 하면 그렇게 두드리게 패더라”라며 “그렇지만 잘한 건 잘한다고 해야 한다. 제가 뭐가 무서워서 잘한다는 것도 못한다고 할 필요가 없지 않나. 못 하는 것은 따끔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자는 김 여사의 해외 봉사 사진이 공개된 것을 두고 야당에서 ‘빈곤 포르노’란 표현이 나왔다면서 이에 반박하기 위해 여당에선 ‘국모’라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화두를 띄웠다.

앞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김 여사를 향해 “빈곤 포르노”라는 말을 쓴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비판하며 “어떤 의도를 떠나서 우리가 해야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그래도 (김 여사는) 대한민국의 국모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원장은 “(대한민국) 건국 초 이승만 대통령을 ‘국부’라고 했다. 그땐 우리가 왕조 시대에서 공화국으로 넘어가던 시기이니까 그런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라는 21세기 경제 세계 10대 국가에서 어떻게 ‘국모’라는 말을 쓸 수 있느냐”고 지적하며 “이러니까 국민의힘이 ‘상감마마 통촉하시옵소서, 아니 되옵니다’ 소리를 못 하고 ‘성은이 망극합니다. 지당하십니다’(라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원장은 김 의원을 향해 “그 의원이 민주주의에 대해 아는가. 국민을 무얼로 보는가. 마치 YTN을 민영화하려고 하는 그런 발상하고 똑같다”고 질타했다.

끝으로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당시 출발한 전용기 탑승에 MBC를 배제한 것과 특정 기자와 면담을 가진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뱉었다.

그는 “윤 대통령 사전의 ‘자유’ 중에 ‘언론의 자유’는 삭제가 됐나 보다”라며 “MBC 기자를 태우지 않은 것, 두 기자만 불러서 얘기한 것, (정상회담) 취재를 못 하게 하고 보도 자료로 보도하게 한 것은 잘못이다. 민주주의 국가로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액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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