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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대표 가상화폐(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본격 반등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한국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거래를 적극 지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트코인에는 낙관론 뿐 아니라 비관론도 여전하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1일 오전 11시 2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32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해외 코인베이스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1만991달러에 거래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20일 거래에서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2월 초순의 연중 저점에서 약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로써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02억달러로 불어났다.
비트코인은 지난 6일 장중 5947달러 저점을 찍으며 최하 1000달러까지 떨어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습이다. 이같이 가상화폐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또다시 한국이었다.
한국 법무부는 그동안 거래소 폐쇄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가상화폐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전날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돌연 자금세탁 방지 등 안전장치를 갖춘 취급업자(거래소)를 통한 암호화폐 투자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아울러 그는 시중은행에 투자자들의 계좌를 개설하도록 독려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최 원장은 지난해 12월 27일 송년 기자 간담회에서는 “(가상화폐는) 나중에 버블(거품)이 확 빠진다. 내기를 해도 좋다”고 발언해 청와대에 해임 청원이 쇄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2개월 만에 “정상 거래를 지원하겠다”며 견해가 선회한 것은 정부가 최근 가상화폐 정책 방향을 투명하고 안전한 관리로 바꾼 것과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 증권사인 UFX닷컴의 전무이사 데니스 드 종은 “비트코인을 둘러싸고 엄격한 규제하에 놓이고 완전히 금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몇 주 동안 나오고 있었지만, 한국 정부가 입장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보도에서 안심감이 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전자결제서비스업체인 페이팔의 존 레인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일 비트코인이 미래에 주요한 지급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인정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페이팔은 이미 2015년에 브레인트리라는 플랫폼을 통해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입점업체들에게도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을 허용했던 최초의 기업들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하면서 비트코인의 지급결제 기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비트코인을 ‘실패한 통화’로 평가했다. 카니 총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런던 리젠트 대 강연에서 “전통적인 화폐의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실패했다”며 “무질서(all over the map)하다는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의 수단이 아니고, 누구도 비트코인을 교환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리오 드라기 유럽 중앙은행(ECB) 총재 등도 비트코인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12일 “가상화폐가 테러행위에 자금을 대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5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매우 위험한 자산이기 때문에 매수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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