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지난해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던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올 들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연예 기획 사업과 유료 음원 시장이 자리를 잡으면서 매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2006년 크게 주목을 받았던 엔터터인멘트 기업들이 옥석 가리기를 거친 뒤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분기 영업익증가율 상위 30사에 엠넷미디어와 키이스트, 초록뱀 등 엔터테인먼트 업종 기업이 3개가 포함됐다.
토털 뮤직 엔터테인먼트 기업 엠넷미디어(056200)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2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0% 늘어났다. 탤런트 배용준이 최대주주인 키이스트(054780)는 693.24% 증가한 5억8700만원을 기록했으며 최근 상장 폐지 위기를 넘긴 드라마 `추노` 제작사 초록뱀(047820)은 6억3100만원으로 500% 가량 증가했다.
가수 `소녀시대` 소속사인 에스엠(041510)엔터도 앞선 13일 실적 공시를 통해 1분기 매출액이 227억원, 영업이익이 104억원을 달성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58%, 471% 급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연예 매니지먼트와 공연 사업을 하는 예당(049000)컴퍼니는 작년 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미디어사업부문이 1분기 1억원 영업이익으로 10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디지털 음악서비스 `멜론`으로 알려진 SK계열사 로엔(016170)엔터테인먼트도 1분기 영업이익 3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0% 증가했다.
이처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연예 매니지먼트와 음원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에스엠은 "소녀시대 정규 2집 `Oh!`의 선풍적 인기에 힘입어 작년 하반기부터 에스엠 소속의 가수들이 왕성한 활동을 벌였고, 해외 로열티가 급증했다"고 1분기 실적 호조 이유를 설명했다.
키이스트도 "애니메이션 `겨울연가`의 제작 용역 매출 증가와 배용준, 이나영, 최강희, 이보영, 이지아를 비롯한 소속 배우들의 꾸준한 활동 등이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음원의 유료 다운로드 문화가 정착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대표적으로 엠넷미디어의 경우 뮤직포털 사이트 `엠넷닷컴` 유료 회원수가 지난 동기 대비 약 62% 성장하면서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의 MOD(Music On Demand) 서비스 매출액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6년 연예인들의 지분 참여 등이 이슈화되며 급등 추세를 탔던 엔터 기업들이 옥석가리기를 거친 뒤 하나 둘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고전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가수 비가 최대주주인 제이튠엔터(035900)테인먼트는 1분기 영업손실이 9억1542만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드라마 제작사인 초록뱀과 올리브나인(052970)이 상장폐지 위기를 겨우 피해가는 등 내부적인 잡음이 적지 않다는 점도 유의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