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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 스마트폰 주력 공장이 위치한 베트남 박난성은 오는 2일부터 지역 내 근로자 출근을 중단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북부 공업지대에서 인도와 영국 변이 바이러스 특성이 섞여 있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지난해까지 코로나19 방역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올해 4월 말부터 확진자가 급증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일 기준 베트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321명, 사망자는 47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은 지난 한 달 동안 발생했다.
직원 출근길마저 막힌 상황에서 베트남 방역당국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직원용 백신을 직접 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부이 호앙마이 베트남 북부 박닌성 산업단지관리 위원장은 “정부는 기업들이 노동자를 위한 백신을 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속뜻은 직원들을 위한 백신을 기업이 대신 구하라는 것이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백신을 1회 이상 접종받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1%인 100만여명에 불과하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인원은 약 2만8500명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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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역시 말레이시아 공장 2곳을 2주간 폐쇄하기로 했다. 혼다는 이들 공장에서 연간 오토바이 30만대와 자동차 10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다이하츠공업 역시 현지 공장 2곳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태국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며 현지에 진출한 한일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태국에선 수도 방콕의 유흥가에서 지난 3월 말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이후 감염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태국은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생산 거점으로, 이곳 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중동과 오세아니아 등에 수출하고 있다. 닛케이는 “태국 정부가 감염 확산을 막겠다며 공장 문을 닫는다면 여파는 동남아 지역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로 나라 전체가 황폐해진 인도에서는 근로자들이 파업을 단행, 공장 가동이 멈추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인도 타밀나두주에 있는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 합작공장 직원들은 공장이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공장이 위치한 타밀나두주에선 하루 3만 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인도 법원은 산업의 안전을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에게 안전대책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