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134명 적발…허위 신청 410건 가려내
척추염좌 등 입원 후 외출외박증 끊고 대리운전 해
| 자료=금융감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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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A씨는 지난해 야간에 대리운전을 하다가 접촉 사고가 나 척추 염좌(인대 또는 근육이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것)로 병원에 2주간 입원했다. 그는 입원 당일부터 퇴원하기 전날까지 매일 총 54회에 걸쳐 대리운전을 했다. 그러면서도 2개 보험사에 입원 일당 등 보험금을 청구해 모두 300만원을 탔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1년간 허위로 입원해 보험금을 타면서도 대리운전을 한 대리 운전기사 134명을 적발해 경찰청에 통보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A씨 같은 사례가 대부분으로 이들이 신청한 보험금은 총 410건, 금액은 약 3억 4000만원에 이른다. 금감원은 병원 입원 기간에 대리운전을 한 기록을 대조해 혐의자를 가렸다.
| 자료=금융감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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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척추 염좌 등 가벼운 질병으로 병원에 2~3주 정도 입원해 입원 기간에도 외박·외출 형태로 대리운전을 했다. 전체 입원 기간이 100일이면 44일은 정상적으로 일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1인당 평균 3건의 보험금을 청구해 건당 83만원씩 평균 252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 여러 개에 가입한 후 허리 디스크 등 입원이 필요치 않은 가벼운 상해·질병인데도 입원해 입원 일당을 받는 등 보험금을 허위로 타간 것”이라며 “입원이 필요한지는 의사가 판단하는데 지역 의원급 병원이나 한방 병원 등은 의료 급여 등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통원 치료가 가능한 줄 알면서도 입원시켜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질병별 입원 횟수는 척추 염좌가 108회(67.1%)로 가장 많았다. 이어 타박상 21회(13%), 기타 염좌 13회(8.1%) 등의 순이었다. 혐의자 중 14명은 병원 입원 중에도 매일 대리운전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혐의자를 경찰청에 통보하고 보험 사기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전국 수사 관서와 협력하는 등 수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보험료 누수를 막고 선량한 보험 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고질적이고 상습적인 보험 사기 조사 및 적발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 지난달 초 서울의 한 도로에서 보험 사기 일당의 파란색 승용차가 왼쪽 차로로 넘어오는 트럭과 고의로 접촉 사고를 내는 모습이 뒷차 블랙박스에 포착됐다. (사진=서울 혜화경찰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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