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의약품 연구개발 기업인 큐리언트가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 불고 있는 찬바람을 이겨내지 못했다.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관심을 받자 이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철회한 것이다. 다만 시장 상황 추이를 지켜본 후 이르면 6개월내 재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큐리언트는 이날 금융위원회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후로 연기했다.
회사측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모를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6~27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회사와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협의 후 상장을 연기한 것이다. 자세한 수요예측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 담당자는 “최근 상장을 철회한 다른 기업들보다는 더 나은 수준이었지만 상장하더라도 공모주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는 상황이어서 잠시 미루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2008년 7월 설립된 의약품 연구개발 기업이다. 자체연구에만 의존하는 기존 바이오기업과 달리 외부의 우수한 기초연구를 원하는 임상 단계까지 진행시켜 판매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갖췄다. 한국파스퇴르의 연구 상업화와 관련한 독점권과 독일의 연구기관인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프로젝트 우선리뷰권을 보유했다.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 Q301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2상, 약제내성 결핵 치료제 Q203은 FDA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항암면역·내성암 치료제, 5LO 저해 천식 치료제, CDK7 저해 항암제 등을 파이프라인으로 뒀다.
한미약품(128940)의 기술수출 등으로 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결국 상장을 철회함에 따라 IPO 시장 투자심리가 업종에 상관없이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현재 공모 일정을 잠시 미룬 것일 뿐 언제든 다시 재상장을 추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투증권 담당자는 “분위기가 급격히 위축돼 무리하지 말고 잠시 소나기를 피하자는 것”이라며 “10월말 상장예비심사를 받은 후 6개월 내에는 심사가 면제되기 때문에 내년 4월까지는 시간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회사는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지 않은 상태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실시하기 전이어서 투자자 보호상에는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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