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구글의 쌈지돈 30조원, 목적은?’
애플, 이베이 등 미국내 IT기업들이 막대한 현금을 해외에 쌓아두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은 자사 사내유보금을 해외 유망 기업 인수합병(M&A)에 쓰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구글이 쌓아둔 현금은 지난 3월말 기준 350억달러(약 36조원) 가량이다. 구글은 향후 현금 사용 목적을 묻는 SEC 질문에 ‘해외 기업 M&A’용이라고 답변했다. 구글의 답변은 지난해말 작성됐으며 FT는 최근 이를 입수했다.
구글은 이 서신에서 “해외 비즈니스 확대로 벌어들이는 돈 상당 부분을 기업 인수·합병(M&A)에 쓸 것”이라며 “200억~300억달러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인수 대상 기업 종류는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냉장고, 자동차 계기판, 온도계, 안경, 시계 등 다양한 부문에 광고를 넣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구글은 온도저절장치, 화염경보기 등 스마트홈 기기를 제조하는 회사 ‘네스트 랩스’를 32억달러에 인수했다. 영화 제작용 로봇공학 기술업체 ‘봇 앤 돌리’도 사들였다.
FT는 구글 외 다른 기술 기업들도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해외 매출분으로 미국에 들여오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가 부과하는 세금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구글을 비롯한 애플, 이베이 등의 미국 기업들은 미 정부·의회로부터 “고의로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고 비난을 듣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기업 인수를 하겠다는 구글의 방침도 실상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구실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구글은 이날 공개된 답신이 미래 가능한 광고 유형에 대해 언급한 것일 뿐 상품 로드맵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