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4월, 당시 삼성전자 LCD사업을 총괄하던 이상완 사장은 S-LCD의 출범을 두고 이렇게 선언했다. ☞ 이 기사는 12월27일자 이데일리신문 3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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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기의 결합'이었던 삼성전자와 소니의 합작은 8여년만에 결국 막을 내렸다. 26일 삼성전자(005930)는 이사회를 열고, S-LCD의 소니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대금은 1조800억원.
견고한 신뢰 관계는 소니의 추락으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소니는 TV 사업에서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추락의 길을 걷고 있다. 소니 TV 사업의 누적 적자 규모는 4500억엔에 달한다. 올해도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TV 판매가 줄어들면서 소니는 S-LCD의 절반 물량도 다 소화하지 못할 지경에 처했다. 50%의 지분을 가진 소니는 S-LCD의 생산량의 절반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최근 2년간 소니가 가져간 물량은 40%대에 그쳤다.
소니는 오히려 구조조정이나 사업축소가 절실한 상황이다. S-LCD보다 더 저렴한 LCD 패널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TV를 외부에 위탁해 생산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미 소니의 TV 생산위탁 비율은 50%를 넘고 있다. 전 세계의 TV 생산거점 9곳을 4곳으로 줄였다.
삼성전자로서도 소니와 협력할 유인이 없어졌다. 전 세계 TV 시장의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는 소니와의 제휴로부터 얻는 이점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니의 위기 조짐이 있을 때부터 두 회사의 결별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면서 "현금이 급한 소니와 삼성의 달라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소니의 관계가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소니와의 전략적 제휴 관계는 유지된다고 밝혔다. 지분 관계는 청산되지만, 소니에 공급할 물량을 보장하는 계약도 새로 맺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S-LCD를 통해 꾸준히 지속되어 왔던 소니와의 기술 협력 관계는 지속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TV용 LCD만 생산하던 S-LCD의 일부 라인을 노트북이나 모니터용 LCD 생산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LCD 패널 시장 부진과 TV 사업 환경의 변화로 LCD 라인 운용을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면서 "S-LCD의 운용을 보다 유연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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