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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공백이 만든 장부 밖 부채…PRS 회계기준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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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I 2025.11.05 07:10:00

[신종 자금조달 PRS의 그림자]④
PRS 조달금액 폭증하는데
회계기준원-금감원 엇갈린 해석
''부채 반영'' 사각지대만 지속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자회사 주식을 담보로한 국내 기업들의 주가수익스와프(PRS) 거래가 3년 새 1만% 넘게 폭증했지만, 정작 이를 부채로 반영할 회계기준은 여전히 공백 상태다. 금융감독원과 한국회계기준원이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며 시장에 혼선을 준 사이, 기업들은 이 틈을 이용해 주주들에게 제대로 보이지 않는 ‘장부 밖 부채’를 늘려가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PRS를 회계상 부채로 인식할지, 파생상품으로 볼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PRS는 자회사나 자사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 자금을 빌린 뒤, 주가 변동에 따라 일정 기간 후 차익 또는 손실을 정산하는 계약이다. 형식상 주식매매계약으로 분류돼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대출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거래 구조가 ‘형식상 자산매각’으로 포장돼 부채비율 산정에서 빠진다는 점이다.

정작 기준을 세워야 할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의 입장은 엇갈리는 상태다.

한국회계기준원은 올해 3월 공개한 ‘PRS 관련 신속처리질의’를 통해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에서 양도자가 주식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과 보상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면, 이는 금융자산의 제거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조달 금액은 매수자 측이 갖는 채권(부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차입거래(부채)로 해석한 것이다. .

반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6년 9월 질의회신에서 “관계기업 투자지분을 양도해 그 일부 지분과 연계된 이익에 접근할 수 있는 현재의 소유권을 보유하지 않게 됐다면 ,해당 주식을 제거하고 PRS를 파생상품으로 회계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형식적 소유권 이전에 방점을 두고 해석한 금감원과, 경제적 실질을 중시해서 회신을 낸 회계기준원의 관점이 충돌한 셈이다.

두 기관의 관점 차이는 K-IFRS 규정 적용 차이에서 벌어졌다. 회계기준원은 K-IFRS 제1109호 ‘금융상품’ 규정, 금감원은 제1028호 ‘관계기업 투자’를 기준으로 PRS를 해석했다.

한국회계기준원의 회신은 K-IFRS 제1109호 금융상품 규정을 적용해 주식의 명의가 넘어갔더라도 위험과 보상이 여전히 기업에 남아 있다면 실질적으로 자금을 빌린 것과 같다는 판단이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K-IFRS 제1028호 관계기업 투자 조항을 근거로 누가 주식을 소유하고 있느냐, 의결권과 배당권이 실제로 이전됐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주식의 소유권이 이전됐다면 위험이 일부 남더라도 ‘관계기업 투자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보고, PRS는 파생상품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즉, 법적 형태상 주식이 넘어갔다면 그 순간 투자자산은 제거되고, 대신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만 파생상품으로 잡힌다는 해석이다.

실무 현장에서 혼란이 커지고 있음에도 국내 상장기업과 금융사들의 회계기준 해석을 담당하는 회계기준원은 PRS의 실질이 부채에 가깝다 보면서도 명확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도 명확한 입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회계기준원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PRS를 주식 담보대출로 보는 견해는 상당히 합리적”이라면서도 “앞서 공개된 회신은 연구원 개인의 견해일 뿐, 기준원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PRS에 대한 공식적인 검토 요청이 온다면 내부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할 문제”라며 확답을 피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PRS는 이름만 파생상품일 뿐 기업들의 자금조달 실태를 감안하면 사실상 주식담보대출에 가깝다”며 “금융감독원과 회계기준원, 금융위원회가 공동으로 명확한 회계·공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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