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민간고용 증가세 주춤…자발적 퇴사자도 줄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11월 30일(현지시간) 내놓은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이번달(11월) 민간 부문 고용은 12만7000개 늘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9만개 증가)를 밑돌았다. 지난달(10월) 증가분(23만9000개)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났으며,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산업별로는 제조업(-10만개), 전문·기업서비스업(-7만7000개), 금융업(-3만4000개), 정보서비스업(-2만5000개) 등의 부분에서 일자리 수가 대폭 감소했다. 반면 레저·접대 분야의 일자리는 무려 22만4000개 증가했는데, 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든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보면 지난달 채용 공고는 1030만건으로 집계됐다. 직전월인 9월에 비해 35만3000건, 1년 전보다는 76만건 각각 감소했다. 미국 구인 건수는 3월 1190만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뒤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달 자발적 퇴직자 수는 전월보다 3만4000명 줄어든 402만6000명이었다. 퇴직률은 2.6%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라는 말이 미 고용시장의 화두였으나, 최근에는 현 일자리를 떠나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
◇“연준 긴축 고용시장에 영향”…노동부 발표에 쏠리는 눈
11월 민간고용 감소 지표는 연준이 뜨거운 노동시장을 위축시키고자 초강경 긴축을 이어가는 와중에 나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식어가는) 터닝포인트를 포착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이번 데이터는 연준의 긴축이 일자리 창출과 임금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CNBC는 “월별 수치의 변동성이 있기는 하지만 JOLTS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실제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트위터, 휴렛팩커드(HP), 리프트 등 주요 빅테크를 중심으로 대규모 해고 소식이 잇따르는 추세다. 이날도 배달 서비스업체 도어대시가 125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크라켄은 글로벌 직원 중 30%에 이르는 1100명을 구조조정한다고 했다.
대규모 정리해고는 주로 기술 분야에 집중되고 있으나, 다른 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전날 케이블 채널 사업자인 AMC네트웍스가 미국 직원의 20%를 해고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이날은 방송사 CNN이 정리해고 방침을 밝혔다. 패션 기업 H&M은 비용 절감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15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매일 미국 기업들이 새로운 정리해고 소식을 발표하는 것 같지만 고용시장 통계에서 이를 발견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한달 동안 139만명이 해고되거나 사직했는데 이는 전월(133만명)에 비해 다소 증가했지만 여전히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20년간 데이터를 보면 해고·사직자 수가 159만명 밑으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고 WSJ은 덧붙였다.
임금 상승 속도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ADP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달 민간 부문의 임금은 1년 전보다 7.6% 올랐다. 전월(7.7%)과 비슷했다.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는 아직 여전한 셈이다.
이에 따라 오는 2일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고용보고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간과 공공 부문을 합해 전반적인 미국의 고용상황을 볼 수 있어서다. 시장은 비농업 신규 고용을 포함한 보고서 결과에 따라 연준의 긴축 정도를 다시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달 비농업 신규 고용 전망치는 20만개다. 지난달 증가 폭은 26만1000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