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금센터 "해외IB, 10월 금리 인상 종료…경기둔화 우려, 美보다 커"

최정희 기자I 2022.08.19 14:27:36

국내 시장금리에 대한 해외IB 시각 점검 보고서
"성장둔화 우려에 시장금리 하락 예상"
10년-2년물 금리 역전 가능성도 제기돼
韓 금리 인상 사이클, 美보다 조기 종료 가능성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8월과 10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된 후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 경기둔화 우려가 미국보다 더 커 미국보다 더 빨리 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국고채 등 시장금리 역시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18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국내 시장금리에 대한 해외IB 시각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IB들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10월에 종료, 금리가 연 2.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 심리지수 급락와 주택 가격 학락, 고물가 지속으로 3분기에는 소비 둔화 리스크가 커지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IB들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각각 2.3%, 5.1%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부합하는 금리 수준은 2.75%라는 설명이다.

씨티는 “8월과 10월에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한 후 비둘기적으로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는 9~10월 6%대 중반까지 상승하겠지만 11월 이후에는 5%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7월 이후부턴 금리를 매분기 0.5%포인트 인하해 내년말 1.75%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윤경 국금센터 자본시장부장은 “IB들의 국내 시장금리 전망에는 우리나라 성장에 대한 우려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내포한다”며 “IB들은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미국보다 조기에 종료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미중 갈등, 중국의 성장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펀더멘탈 하방 압력이 다소 커질 소지가 높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 또한 3분기까지 반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이후엔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 시장금리는 6월 중순 고점을 찍고 내려앉은 상태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8월 17일 기준 3.09%로 연중 고점인 6월 17일 3.75%보다 0.66%포인트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0.61%포인트 떨어졌다. 시장금리의 하락세에는 경기둔화 우려가 반영돼 있다. 김 부장은 “다수 IB들은 향후 기준금리, 시장금리 모두 성장 경로에 더 초점을 맞출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며 “가계부채와 변동금리 비중을 감안할 때 누적된 금리 인상이 내년에는 소비 지표 둔화로 나타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의 채권투자 소득 비과세가 확정될 경우 우리나라는 FTSE WGBI 편입으로 400억~700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예상돼 중장기적으로도 시장금리를 누를 전망이다. 9월말 FTSE 러셀 연례회의에서 편입 대상 관찰 리스트에 포함되고 다음 반기 리뷰인 내년 3월에 편입 확정이 이뤄질 경우 12~18개월에 걸쳐 순차 편입이 예상된다. 채권 자금은 내년 3월 이전부터 시작돼 저평가된 5~10년물 구간의 수급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압력에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말 10년물-2년물 금리가 마이너스(-) 0.2%포인트 역전될 것으로 예측했다.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을 감축할 경우 LNG 주요 수입국인 우리나라도 타격을 받아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단기 금리 상승세를 자극하고 장기금리는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에 따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한은의 금리 인상이 내년 1월까지 총 네 차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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