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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이상섭(59·무소속·시흥라·건축가) 경기 시흥시의원의 아내가 시흥지역 개발예정지 땅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아내의 땅 매수 뒤 지방선거에서 해당 부지에 대한 개발 공약을 내걸어 ‘땅 투기’ 의혹이 커지고 있다.
11일 시흥주민 등에 따르면 이 의원의 아내 A씨는 2017년 12월4일 시흥 정왕동 밭 1필지 1517㎡(460평)를 3억6700만원에 샀다. 1평당 평균 79만원에 매수했다.
이 땅은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샀던 토지와 같이 시흥시 미래형 첨단 자동차클러스터(V-City) 사업 예정구역 220만㎡(개발제한구역) 안에 있다.
시흥시는 2016년 초부터 V-City 사업을 본격화했다. 시는 같은 해 11월 V-City 민간사업자 공모를 시작했고 2017년 3월 유도개발주식회사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어 2018년 1월 V-City 사업 예정구역의 지정도면을 고시했다. A씨는 도면 고시에 앞서 땅을 매입한 것이다.
이 의원은 아내가 땅을 사고 6개월 뒤인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이 의원은 V-City 사업 조기 추진, V-City·배곧신도시 연결 개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냈다. 선거 때는 아내의 땅 구입이 공론화되지 않았지만 최근 LH 투기 의혹이 나오면서 이 의원측의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이 의원은 결국 아내의 땅을 조기에 개발하고 개발 대상지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한 셈이다. 그는 2019년 5월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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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아내가 땅을 사달라고 해서 근방에 나온 땅을 알아봐줬다”며 “개발된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때는 잠잠했다. 취소됐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V-City 조기 추진 등의 공약을 낸 것은 아내의 땅 가치를 높이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정왕동이 낙후돼 있어 배곧신도시와 함께 개발하면 주민 삶의 질을 높일 것으로 보고 공약했다”고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시흥시는 현재 V-City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유도개발주식회사 컨소시엄과 사업계획 등을 협의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 사업구역 확정 등이 되면 민간사업자는 V-City 사업지 220만㎡를 매입해 개발사업을 벌인다.
한편 3기 신도시로 발표된 광명·시흥지구 토지를 사전에 매입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LH 직원 C씨도 V-City 땅을 산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C씨는 동료 직원 D씨와 함께 2017년 1월 경매를 통해 V-City 예정구역 내 밭·도로 3필지 2178㎡(660평)를 4억4865만원(낙찰가)에 매입했다. 토지 지분은 반씩 나눴다. C씨는 최근 직위해제 됐고 D씨는 얼마 전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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